'바다 위의 요새'로 불리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000t급)가 21일 우리나라에 모습을 드러냈다. 6000여명의 승무원을 태운 조지 워싱턴호는 이날 오전 10시 4척의 이지스 순양함(7000t급)과 7척의 구축함(9200t급), 2척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을 이끌고 부산항에 들어왔다. 이 항공모함은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동해에서 진행될 한 · 미 연합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조지 워싱턴호가 한국에 오기는 2008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해군 국제관함식'에 이어 두 번째다.

미 해군 항공모함 중 가장 규모가 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도 불리는 조지 워싱턴호는 갑판길이 360m, 폭은 92m로 면적이 축구장 3배 크기(1만8211㎡)다. 돛대까지의 높이는 81m로 20층짜리 빌딩 높이와 비슷하다.

항모는 2기의 핵 추진 원자로를 이용해 20년간 연료공급 없이 운항할 수 있으며, 운항 최고 속도가 30노트(시속 55㎞)에 달한다.

항모에 탑재된 80여대의 전폭기 중 최신예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전폭기는 육상 표적에 대해 하루 150여 차례 이상의 폭격을 가할 수 있다. 갑판 정중앙에서 이착륙하는 조기경보기 '호크아이2000'(E-2C)은 미국 본토 기지와의 연락을 통해 적군의 이동 정보를 실시간 항모와 전폭기에 알린다. 주력 헬기인 SH-60F(시호크)는 고강도 방해 전파를 발사해 적군의 레이더망이나 무전기기 등을 무력화할 수 있으며 '전자전기'(EA-6B)와 잠수함을 탐지해 공격할 수 있다. 항모 내에는 유도 미사일과 요격 미사일,함포 등 4000기의 폭탄이 탑재돼 있다.

데이비드 라우스먼 조지 워싱턴호 함장(대령)은 "미 해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러 곳에 주둔하고 있으며,한국은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국가"라며 "우리가 여기에 온 것은 적의 공격을 억제하고 한국을 지원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 미 양국은 조지 워싱턴호를 중심으로 미 항모 전단 등 각종 함정 20여척을 대잠수함 훈련에 투입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조지 워싱턴호의 작전 반경이 1000㎞에 달해 동해에서 훈련하면 북한 전역을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며 "이번 동해 연합훈련에는 통상적인 훈련 때보다 10배 이상 많은 전력이 투입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