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협회(회장 배해동)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도산위기에 빠지고 있다"며 "개성공단에 관한 조치를 정상화해달라"고 호소했다. 배해동 회장을 비롯한 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만나 체류인원 제한조치 해제와 신규투자 금지 해제 등을 정부에 건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업들은 우선 현재 500여명 수준인 체류인원을 1000~1200명으로 늘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창근 에스제이테크 대표는 "북한 근로자들이 관리자 없이 일을 해 제품에 불량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직원들이 개성공단 근무를 기피해 인력난도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들은 정부의 신규투자 불허 방침도 어려움을 키우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옥성석 나인모드 대표는 "일본에서 재봉틀 20개를 들여왔지만 통일부 승인이 나지 않아 북한으로 반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거래처와 은행들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해 주문이나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을연 명진화학 대표는 "올초 은행으로부터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출을 거절당한 데다'왜 들어가서 힘들게 사느냐'는 면박만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