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장 주도주 역할을 해왔던 전기전자(IT)와 자동차 관련주들이 급락세다.펀드 환매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그동안 상승세를 나타냈던 이들 종목에 대한 기관의 팔자 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오후 2시 18분 현재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전날보다 2.31% 급락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기, 삼성테크위, 하이닉스,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이 4~5%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SDI,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 관련주들도 3% 이상 급락세다.

투신권을 포함한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8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이들 종목 하락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은 3400억원 이상 처분하고 있다.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이들 주가의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둔화 우려가 재기됐을 경우 소비 사이클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된다는 측면에서 IT, 자동차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그동안 자문사 등의 매기가 이쪽으로 몰렸는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같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T, 자동차의 경우 이익 증가폭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 팀장은 "하이닉스 같은 경우 시간이 갈수록 이익 증가폭이 줄거나 감익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국내 수출을 보면 IT, 자동차 수출이 아직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증가율 둔화폭이 크다"고 전했다.

최근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IT, 자동차 관련주에게는 부담이다. 이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기 때문에 투신이 주식을 처분하면 이들 종목에 대한 매도가 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기관의 팔자에 대해 "투신이 환매에 걸려서 파는 것으로, 기계적인 것이지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실적 시즌이긴 하지만 실적장은 마무리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IT, 자동차 보다는 금융주, 상품 관련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강 팀장은 "앞으로는 실적장 보다는 경기 판단의 장세로 갈 것"이라며 "IT, 자동차 보다는 금융주나 상품관련주들이 많이 움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경기부양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있어, 차세대 산업에 관련된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FRB 버냉키 의장의 경기둔화 발언과 관련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하고 있지만 경기가 안좋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2차 경기부양책이 마련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심 팀장은 "향후 미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 2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며 "차세대 신산업인 대체에너지, 바이오,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