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던 CJ인터넷 주가가 모처럼 호재를 맞아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기업가치 개선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CJ인터넷은 22일 게임개발사 드래곤플라이와 일인칭슈팅(FPS) 게임 '스페셜포스2'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 이후 CJ인터넷 주가는 개장 초부터 강세를 나타내더니 이날 4.13% 오른 1만1350원으로 마감했다.

◆ 서든어택 리스크 일부 해소

CJ인터넷 주가는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FPS '서든어택'의 개발사인 게임하이가 넥슨에 피인수된 이후 '서든어택 리스크'에 시달리며 급강하했다.

4월말 1만4000원대던 주가는 곤두박질쳐 한때 1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최근에도 만원대 부근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 7월로 서든어택 퍼블리싱 계약이 만료되면, 넥슨이 서든어택의 퍼블리싱을 CJ인터넷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할 것이라는 추측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CJ인터넷으로서는 당장 매출 25%가 통채로 빠지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스페셜포스2의 퍼블리싱 계약으로 서든어택 재계약 무산시에도 어느 정도 수익성 방어는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서든어택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바닥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소식은 숨통이 트일 만한 의미 있는 호재"라고 판단했다.

김동희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이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투자심리 개선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CJ인터넷의 장밋빛 미래를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아직 비공개시범테스트(CBT)도 안한 게임의 성공 가능성이나 실적을 추정할 수는 없다"며 "스페셜포스2가 과연 CJ인터넷 매출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수치화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페셜포스2는 서든어택의 구멍을 메우는 수비수 역할"이라며 "그 동안 과도하게 빠진 주가를 회복하는 계기는 되겠지만 기업가치가 레벨업될 만한 이슈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다른 게임업체 대비 부진한 실적과 '마구마구' 이후의 흥행작 가뭄, 새로운 대작 게임 라인업의 부재 등 고질적인 CJ인터넷의 악재 요인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CJ인터넷은 퍼블리싱 계약을 마친 서든어택2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서든어택1을 넥슨이 가져갈 경우 넥슨에 피인수된 게임하이는 오히려 서든어택2의 개발을 늦출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서든어택2는 당초 올해 말에는 비공개시범테스트(CBT)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게임하이 관계자는 "내년 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 애널리스트 "목표가 상향조정 생각 안 해"

[분석]CJ인터넷, '스포2'가 '서든 리스크' 잠재울까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번 계약의 최대 수혜주는 CJ인터넷이 아니라 드래곤플라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속은 드래곤플라이가 챙기고, CJ인터넷의 수익성은 크게 나아질 게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서 양사가 체결한 계약금 규모는 국내 온라인게임 최고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인터넷은 이날 주가 상승으로 1만1000원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그 동안 애널리스트들이 잇따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면서 가장 낮은 목표주가인 1만2000원에 근접한 것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셜포스2 계약이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목표주가를 올릴 생각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 개선이 확인되거나 서든어택을 재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목표주가나 투자의견을 올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