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유럽연합의 스트레스테스트(재정건정성평가) 결과를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나쁘게 나와도 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받을 이유는 없다"며 "조정을 받더라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또 당분간 많이 올랐던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보다 소재·산업재 업종에 투자하는 게 더 낫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소재 쪽에서는 화학·정유주, 산업 쪽에서는 건설·기계가 투자처로 꼽혔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마지막 종착단계로 보면 될 것"이라며 "스트레스테스트가 부실은행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서 결과가 나빠도 증시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미국 시장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이후 리보금리(국제금융시장의 기준금리)가 떨어지는 등 자본시장이 안정화됐다"며 "유럽의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게 되더라도 '매수' 관점을 유지하며 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기존 주도주 보다는 소재·산업재 업종이 유망해 보이며 소재 섹터에서는 '정유>화학>철강' 순으로, 산업재 섹터에서는 '건설·기계>조선' 순으로 사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가 쉬고 있는 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한 철강 조선 전기가스 등의 업종이 올라오고 있다"며 "당분간 이들 업종이 IT 자동차와 키높이를 맞춰 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주도주에 대해 '부정적'인 분석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미국의 경기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밝히고 경기 성장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며 "이는 IT(정보기술)이나 자동차 등 수출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기업들은 지난해 이후 꾸준히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있어 내수 시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 필수 소비재, 경기 소비재 등 내수주의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IT나 자동차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