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6원 내린 120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미국 뉴욕증시의 하락 등으로 장 초반부터 상승 압력을 받으며 출발했다. 그러나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에 의해 오름폭을 제한당하면서 상승폭을 반납하고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네고물량이 오전부터 꾸준하게 나오면서 오름폭을 제한한 모습이었다"며 "게다가 오후 들어 결제 수요 등이 주춤하자 이내 밀리며 상승폭을 반납했다"고 말했다.

지난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기 불확실성 발언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버냉키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해 "우리는 경제 전망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있다"며 "필요할 경우 경제성장을 위해 새로운 정책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로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경기부양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바라던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유로존(유럽지역 14개국) 은행권의 재정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는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인 소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며 "결과가 발표되면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 해소와 서울 환시에서 원달러 환율도 1200원대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 아래쪽으로 향할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가 일회성 이벤트로 지나간다면 미 경기지표 부진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박스권 장세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다소 줄이면서 전날보다 13.25포인트(0.76%) 하락한 1735.5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2.01포인트(2.42%) 내린 484.72에 거래를 끝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약 52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 상승을 억제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823달러까지 올랐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오후 4시25분 현재 1.278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87엔선에서 밀려 같은 시각 86.56엔을 나타내는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