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을 2년 연속 무분규로 타결지은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파업의 대명사로 통해온 이 회사가 이제 화합과 상생의 노사문화 구축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되는 까닭이다. 나아가 노동계 전체에도 합리적 운동 노선을 확산시키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 노사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것은 노조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7만9000원(4.87%) 인상, 성과급 300%+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품질향상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노사가 공동 노력키로 합의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합의가 가능했던 것은 노사관계 개선없이는 시장 점유율 하락, 세계경제 불안 등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영환경을 헤쳐나갈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일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합리적 노선을 내걸고 출범한 현 노조집행부가 정치투쟁을 지양하고 근로조건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게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가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여왔고 누적 손실 규모가 11조6000억원에 달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높이 평가받을 만한 변신(變身)임에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분위기가 노동계 전체로 확산돼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강경투쟁 일변도로 치닫는 노동운동이 우리나라 경쟁력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지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기아차 노조가 이미 법제화까지 완료된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제도 도입에 반발하며 잔업을 거부하는 등 노동계의 무리한 투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합리적 노동운동의 확산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현대차의 이번 무분규 협상 타결은 아무리 강성노조라 해도 화합과 상생을 바탕으로 발상을 전환하면 얼마든지 노사가 함께 윈-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준다.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동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