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라."

장세진 싱가포르국립대 경영학과 석좌교수(사진)는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경영전략'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해당 산업 분야의 선두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경쟁사의 취약점을 먼저 파악하고 그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교수는 차별화 전략의 성공 사례로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저가항공 서비스를 꼽았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미국 중소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 항공사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델타 노스웨스트 등 대형 항공사보다 평균 2배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정비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 기종의 비행기만 운영하고,음료 · 식사 등 고객서비스를 최소화해 운임을 낮췄다.

그는 "대형 항공사인 컨티넨털항공이 사우스웨스트항공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항공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고객 및 노선 관리 부족 등 불완전한 모방으로 수천만달러의 손실만 입은 뒤 시장에서 철수했다"며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남들이 따라하기 힘든 전문화되고 특화된 가치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소니를 추월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성공을 '디지털 횟집' 전략에 빗대 설명했다.

디지털 횟집 전략이란 디지털 기기는 횟집의 비싼 생선회처럼 하루 이틀 지나면 가격이 떨어지고,재고가 치명적이어서 최우선적으로 '스피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고 가격을 낮춰 소니를 역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주=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