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모빌,셰브론,로열더치셸,코노코필립스 등 세계 석유 메이저들이 멕시코만 심해 유정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장비를 갖춘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BP 기름 유출 사건 이후 커진 해양 석유개발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을 잠재워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포석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석유 메이저 4개사는 이날 총 10억달러를 들여 1만피트 심해에서 하루 10만배럴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을 때 이를 신속하게 봉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한 합작사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5000피트 심해에 있는 BP의 딥워터호라이즌 유정에서는 하루 6만배럴의 기름이 유출됐다. 합작사는 오일 수거 선박과 오일 해수면 확산 방지 장비 등을 갖추고 언제든지 사고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40명의 엔지니어들이 한 달 이상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하는 가칭 '해양 유정 봉쇄(Marine Well Containment Co)'는 앞으로 1년반 이내에 유정 폭발에 대비할 수 있는 대응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정에서 기름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 24시간 이내 현장에 투입되고,수주 사이에 유출된 기름을 수거할 수 있게 된다고 엑슨모빌 측은 설명했다.

렉스 틸러선 엑슨모빌 최고경영자는 "첨단 위기관리 시스템을 마련하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며 "하지만 미국인들 입장에서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사건에 대해 대비책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