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올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드컵 특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해 재고가 쌓인 데다 경기 불안감이 커지면서 하반기 수요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2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42인치 LCD TV용 패널 가격은 지난 20일 315달러를 기록,5월 말의 335달러에 비해 20달러 하락했다. 매월 5일과 20일 두 차례 가격을 조사하는데 지난달부터 조사 시점마다 5달러씩 떨어지고 있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32인치 LCD TV용 패널도 같은 기간 203달러에서 193달러로 내렸다.

PC 모니터용,노트북용 패널도 마찬가지다. 18.5인치 모니터용 패널은 5월 말 75달러에서 지난 20일 67달러로 내렸으며 같은 기간 노트북용 15.6인치 패널도 60달러에서 54달러로 하락했다.

LCD 패널은 지난해 말부터 강세를 보이며 올 4월 중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5월 말까지 보합세를 보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패널 업체들이 월드컵 수요 등을 기대하며 상반기 가동률을 90% 중 · 후반까지 높였지만 월드컵 수요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TV와 모니터 제조업체들이 가진 재고가 상당량에 달하는 만큼 패널 값은 내년 초까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고가 많은 상황에서 올 4분기 수요도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자 TV 및 PC 제조업체들이 벌써부터 주문량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지난 5월 대형 LCD패널 출하량은 전월보다 7.3% 증가한 5834만대였지만,6월엔 5720만대로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