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기업공시에 시간 차가 잇달아 발생해 투자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특히 두 기관끼리 공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사용자들의 불편이 크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 · 카인드)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다트)에 발표된 일부 공시가 짧게는 1분에서 길게는 2시간 가까이 시차를 보였다.

하루 전에 영업실적을 공시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카인드에는 오전 9시58분에 올라왔지만 다트에는 38분 늦은 10시36분에 게시됐다.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적이 공시 시스템에 따라 다르게 발표된 것이다.

또 스카이뉴팜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기재정정)'은 카인드에 오전 9시34분,다트에 11시22분에 각각 공시돼 1시간48분이나 시차가 발생했다. 이 밖에 제이티의 '단일판매 · 공급계약 체결' 내용은 카인드에 오전 10시13분에 올라왔지만 다트에는 10시36분께 공시됐다. 세 공시 모두 금감원 시스템이 늦어 다트를 보고 있던 투자자는 중요한 사실을 놓쳐 손실을 입었거나 이익을 낼 기회를 날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거래소와 금감원은 "공시가 동시에 게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설정돼 있는데 두 기관을 잇는 '자바메시지서비스'(JMS)라는 소프트웨어가 오류를 일으켰다"며 "처음 발생한 일이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간 차 발생으로 거래소와 금감원의 공시시스템 간 이질성도 도마에 올랐다. 카인드는 시장 측면에서 정보를 다루는 반면 다트는 발행 관점에서 운영되고 있어서 정보 내용이 서로 다르다. 가령 카인드에서는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이나 정정요구 조치 공시를 볼 수 없고,다트에선 각종 시장조치나 상장 안내 등과 관련된 공시를 찾아볼 수 없다.

특히 다트는 비상장 외감법인들의 공시까지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과 같은 중요한 시장조치 공시가 제외돼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밖에도 주식워런트증권(ELW)과 의결권 행사 정보도 빠져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카인드와 다트 양쪽을 동시에 들여다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전산시스템 오류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재발을 방지하고 투자자 입장에서 공시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