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美경제 불확실…상당기간 제로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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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난·주택시장 취약하지만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상원 청문회에서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한 2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크게 출렁거렸다. 오후 2시 그가 발언하기 직전 20포인트가량 상승세를 보였으나 발언 시작 몇 분 뒤엔 145포인트나 급락했다. 이후 하락폭을 줄이긴 했지만 전날보다 109포인트 빠진 채 장은 마감했다.
그럴만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국의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unusually uncertain)"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잠깐 회복하고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더블딥'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FRB가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미 경제,국내외 3각 파도가 변수
버냉키 의장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의 근거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히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상당히 안정됐지만 탄탄한 경제 성장을 담보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실업률이다. FRB는 실업률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지난달 9.5%였던 실업률이 2012년 말께 7~7.5%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래도 위기 이전의 4%대를 웃돈다. 높은 실업률은 가계의 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고,이는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버냉키 의장은 주택시장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주택 압류와 공실이 주택가격과 주택 건설을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더딘 경기 회복세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했지만 물가까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경기 악화 시 추가 조치는
버냉키 의장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취할 추가 대책의 윤곽을 크게 세 가지로 그렸다. △제로금리 수준(연 0~0.25%)인 기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거나 △은행들이 FRB에 맡기는 초과지급준비금 이자를 현행 연 0.25%보다 낮춰 대출을 촉진하고 △시중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증권과 국채를 다시 매입하는 방안이다.
그는 다만 "가까운 시기에 추가 조치를 취할 상황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경기 회복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계산이다. 섣불리 대응책을 내놓기보다 실효성을 재보겠다는 의미가 된다. 일단 기준금리는 종전의 표현대로 '상당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FRB의 초저금리 정책이 내년을 넘어 201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위안화 정책도 공격
버냉키 의장은 중국의 환율정책이 수출 보조금을 주는 효과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환율정책은 통상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업무지만 최근 버냉키 의장의 언급이 부쩍 늘었다.
그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는 게 중국에도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가 얼마나 저평가돼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10~30%가량"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미 의회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국 간 무역관계를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는 것이 이유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그럴만도 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국의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unusually uncertain)"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잠깐 회복하고 다시 침체로 빠져드는 '더블딥'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FRB가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미 경제,국내외 3각 파도가 변수
버냉키 의장은 불확실한 경제 전망의 근거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히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상당히 안정됐지만 탄탄한 경제 성장을 담보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실업률이다. FRB는 실업률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지난달 9.5%였던 실업률이 2012년 말께 7~7.5%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래도 위기 이전의 4%대를 웃돈다. 높은 실업률은 가계의 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고,이는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
버냉키 의장은 주택시장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주택 압류와 공실이 주택가격과 주택 건설을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더딘 경기 회복세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했지만 물가까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경기 악화 시 추가 조치는
버냉키 의장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취할 추가 대책의 윤곽을 크게 세 가지로 그렸다. △제로금리 수준(연 0~0.25%)인 기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거나 △은행들이 FRB에 맡기는 초과지급준비금 이자를 현행 연 0.25%보다 낮춰 대출을 촉진하고 △시중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증권과 국채를 다시 매입하는 방안이다.
그는 다만 "가까운 시기에 추가 조치를 취할 상황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경기 회복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계산이다. 섣불리 대응책을 내놓기보다 실효성을 재보겠다는 의미가 된다. 일단 기준금리는 종전의 표현대로 '상당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FRB의 초저금리 정책이 내년을 넘어 201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위안화 정책도 공격
버냉키 의장은 중국의 환율정책이 수출 보조금을 주는 효과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환율정책은 통상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업무지만 최근 버냉키 의장의 언급이 부쩍 늘었다.
그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하는 게 중국에도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위안화 가치가 얼마나 저평가돼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10~30%가량"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미 의회가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국 간 무역관계를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는 것이 이유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