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민생 방문 현장에서 캐피털 회사의 고금리 대출을 강하게 질타했다. 금융당국은 캐피털 회사들의 대출금리 일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화곡동 까치산 시장 입구에 있는 포스코 미소금융 지점을 방문,영세 자영업자들과 환담하던 도중 "캐피털 회사의 이자율이 40~50%가 된다"는 정모씨(42 · 여 · 여성의류 판매업)의 얘기를 듣자 진동수 금융위원장에게 "이자를 너무 많이 받는 것 아니냐.사채하고 똑같다"고 비판했다.

진 위원장이 "신용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간판도 없는 사채업자나 (이자를) 많이 받는 줄 알았더니 캐피털 같은 데서 이렇게 많이 받는지 몰랐다"며 "일수 이자보다 더 비싸게 받아서 어떻게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큰 재벌에서 일수 이자 받듯이 하는 것은 사회정의상 맞지 않다"며 "이렇게 높은 이자를 받고 캐피털이 돈을 빌려 준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씨가 대부업체에서 받은 대출 금리(연 49%)를 캐피털사 금리(연 35%)로 잘못 답변한 것으로 나중에 확인이 됐으나 금융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금융위는 이 대통령의 지적을 계기로 캐피털사의 신용대출 금리에 문제는 없는지 일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캐피털 회사의 여신심사 방식이나 금리구조를 정책적으로 들여다볼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필요할 경우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금리가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금리인하나 수수료 조정 등을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또 오는 26일부터 나오는 보증부 대출 상품인 '햇살론'이 저신용자 대출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햇살론 활성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캐피털 회사들은 자금 조달비용이 다른 금융사에 비해 많이 들어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 캐피털사 관계자는 "캐피털 회사들의 조달금리는 연 6~8% 수준으로 카드사들보다 높고 운영경비도 많이 들어간다"며 "이용자들의 신용등급이 은행에 비해 낮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홍영식/이심기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