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후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도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금리를 인상한 A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앞으로 금리 상승을 예상한 고객들이 조금씩 돈을 빼가는 경우가 발생했다"며 "이 같은 예금 인출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은행보다 1.5%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으나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갭이 0.5%포인트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104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4.17%로 한 달 전인 연 4.14%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구체적으로 삼화저축은행은 연 4.2%에서 연 4.5%로 0.3%포인트 올렸다. 신라도 연 4.3%에서 연 4.5%로 인상했다.

대영과 신안은 연 4.2%에서 연 4.4%로 각각 0.2%포인트 올렸으며,하나로도 연 4.1%에서 연 4.41%로 금리를 조정했다. 서울은 연 4.1%에서 연 4.3%로 재조정했으며,교원나라 미래 현대스위스 드림 등은 연 4.0%에서 연 4.2%로 0.2%포인트씩 올렸다.

이에 비해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사들은 예금 금리를 올리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호금융사들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비과세예금을 받을 수 있는데다 현 금리 수준 자체도 저축은행 등 다른 경쟁사들보다 높기 때문이다.

신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25%로 시중은행(연 3.67%) 저축은행(연 4.17%)보다 높다. 특히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1인당 원리금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 금리가 연 4.95%는 돼야 신협의 현재 금리와 비슷해진다. 다만 신협의 경우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지난 8일 연 4.20%에서 12일 연 4.26%로 반짝 오르기도 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지난 9일) 직후 첫 영업일에 금리가 소폭 오른 것.신협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이후 다시 연 4.25%로 조금 낮아져 큰 의미가 있는 변화는 아니다"며 "최소 한 달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도 "매월 말에 각 금고에서 자료를 받아 평균 금리를 내는데 이달 말에 가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