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40)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최근 현역 프로골퍼 가운데 유일하게 '사이드 새들(saddle)' 퍼팅 스트로크를 했던 그가 이번 주 대회에서는 예전 퍼트 자세로 돌아갔다. 그러고 나니 성적도 좋아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솟았다.

최경주는 23일 오후(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브로호프슬롯GC(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스칸디나비안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이글 1 · 버디 6 · 보기 3개로 5타를 줄였다. 최경주는 합계 9언더파 135타(68 · 67)를 기록,전날 선두와 1타차의 공동 4위에서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23일 밤 11시 현재

첫날 5언더파로 공동 1위였던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은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합계 7언더파 137타(67 · 70)로 선두권에서 내려갔다.

최경주는 최근 열린 미국PGA투어 두 대회에서 게이트 볼을 하는 듯한 독특한 자세로 퍼트해 눈길을 끌었다. 왼발을 뒤로 빼 거의 일직선으로 스탠스를 취한 뒤 홀을 정면으로 바라본 상태에서 앞으로 볼을 치는 자세였다. 그러나 적응이 덜 된 탓인지 2주 전 존디어클래식에서 올해 처음 커트탈락했고 지난주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이틀만 플레이하고 돌아갔다. 올 들어 14개 대회 연속 상금을 받으며 잘 나가던 최경주에게 연속 커트탈락은 충격이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최경주는 퍼트 자세를 다시 바꿨다. 종전처럼 퍼터도 일반적인 제품(길이 33~34인치)으로 교체했고,퍼팅 스트로크도 전통적인 스타일로 바꿨다. 물론 그립은 홍두깨처럼 굵다. 그는 "이곳 그린은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사이드 새들 방식은 더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경주가 최종적으로 어떤 퍼팅 스트로크 자세를 택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최경주는 종전 퍼팅 자세로 돌아간 직후 우승기회를 잡았다. 최경주가 이틀 연속 60타대 스코어를 낸 것도,이글을 기록한 것도 최근 세 대회에서 처음이다.

최경주와 함께 브리티시오픈에도 출전했던 노승열(19 · 타이틀리스트)은 첫날 1언더파 71타를 친 데 이어 둘째 날 다섯 번째 홀까지 2타를 더 줄여 상위권으로 들어섰다. 최경주와 노승열은 모두 유러피언투어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