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으면 싸진다. '

패키지 상품이라고 하면 주로 이동통신사나 여행사,할인점 등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경쟁이 치열한 이들 업종에서 패키지 상품은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최근 은행에서도 이 같은 패키지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값이 싸다고 덜컥 이것저것 가입하는 것보다 구매하기 전 자기의 재무 상황과 여건을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예금 · 카드 · 대출 등 묶어 수수료 면제

신한은행은 지난달 입출금통장 체크카드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에 가입한 뒤 이용실적 요건을 하나라도 충족할 경우 3년간 온라인 이체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베이직팩 플러스'를 내놨다. 요건은 △매달 적금 또는 펀드에 10만원 이상 납부 △인터넷예금 200만원 이상 가입 △체크카드 월 30만원 이상 결제 △매달 모바일뱅킹 1회 이상 로그인 등이다.

농협도 지난 3월부터 '채움 프리미엄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패키지는 채움통장과 채움정기예금 채움적금 채움드림론 채움카드 공제 펀드 등 총 7가지 개별 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이 중 3가지 이상 상품에 들면 농협 자동화기기 수수료와 인터넷 · 모바일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 등이 면제된다. 5가지 이상 가입할 경우 예 · 적금 금리에 0.1%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은 이보다 앞선 작년 11월께 6개 금융상품 세트로 이뤄진 '드림팩'을 출시했다. 드림팩은 주택마련 자산관리 목돈마련 간편대출 월급통장 베이직세트 등 모두 6개 세트로 구성돼 있다. 주택마련세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퍼스트홈론),신용대출(돌려드림론),입출금통장(두드림통장),적금상품(두드림적금),신용카드(퍼스트골드카드) 등 5개 상품이 한 세트다. 세트상품 구매 시 상품별로 최고 0.5% 캐시백을 제공하며 고객 필요에 따라 세트 내 개별 금융상품 조정도 가능하다.



◆테마형 패키지 상품도 눈길

하나은행은 유학생용 적금과 체크카드,대출상품을 묶은 '하나유학플랜'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0,2%포인트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 예금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 있다. 500만원을 한도로 신용 대출도 가능하다. 환전 및 송금 수수료도 할인해 준다.

농협도 지난 15일 기존 '채움 프리미엄 패키지'를 여성전용으로 재설계해 '채움 레이디 패키지'를 선보였다. 총 채움레이디통장,채움레이디카드 등 7가지 상품 중 5가지에 가입하면 예 · 적금 금리 0.1%포인트 우대는 물론 수시입출식 예금인 채움레이디통장에 200만원 한도로 연 3.0% 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채움레이디적금은 출산 결혼 다자녀가구 다문화가정 등에 해당하는 경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도 지난 6일 해군 · 해병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해군사랑 금융세트'를 출시했다. 패키지로 가입하면 전국 모든 은행 자동화기기 인출 수수료가 면제된다. 매달 최고 2만1500원 캐시백 서비스 등도 제공받는다.

외환은행이 판매 중인 '윙고 패키지'는 20대 청년층을 위한 세트 상품이다. 이 패키지는 윙고 통장과 윙고 체크카드로 구성돼 있다. 만 18~30세면 가입할 수 있다. 패키지 가입 후 전달 윙고체크카드 이용 실적이 10만원 이상이면 각종 수신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또 체크카드 사용 금액에 따라 어학시험 응시료,외국어학원 수강료 등을 월 최대 3만원 범위에서 할인해 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