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90원대 후반…장 막판 한때 1200원대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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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열흘 만에 1200원대 아래로 내려왔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내린 1198.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종가 대비 7원 떨어진 1197원에 첫 거래를 시작, 이후 1195원 지지력을 확인하며 119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장 막판 일부 스페인 은행이 유로존(유럽 16개국) 재무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전해지며 급격하게 낙폭을 줄여갔다. 환율은 전날보다 3원 떨어진 1201원까지 낙폭을 반납했다가 안정세를 되찾으며 결국 1200원대 밑으로 내려왔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스페인 저축은행이 스트레스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유로달러 환율이 1.286달러선까지 밀리며 서울 환시에도 장 막판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남아있는 스트레스 테스트 일정도 확인하고자 하는 경계심리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자금이 일부 공급되면서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변 애널리스트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에는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울 환시는 국내외 증시 호조에 힘입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는 저가 매수세와 기업들의 호실적으로 2% 이상 올랐다. 미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2일(현지시간) 전날보다 201.77포인트(1.99%) 오른 10322.30으로 장을 마감했다.
UPS와 퀄컴, 이베이 등 미 기업들은 이날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장 후에 올 4분기(4~6월) 순수익이 4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순수익은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46센트를 넘는 51센트로 집계됐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불확실성' 발언 때문에 위축됐던 투자심리는 미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다시 자극받았다. S&P500 소속 상장사들 가운데 80% 이상의 기업들이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로화는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미 증시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3포인트(1.30%) 상승한 1758.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2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개인은 약 27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대외적인 하락 압력을 받던 환율은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일부 결제 수요에 의해 낙폭을 제한당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국내외 증시 호조의 영향으로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이 강했다"며 "다만 개입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또 "장 막판에 스트레스 테스트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율은 숏커버(달러 재매입) 때문에 잠깐 반등했지만 국내 증시와 유로화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12분 현재 1.2875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6.97엔을 기록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