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Foreign Direct Investment · 외국인 직접투자)를 늘리기 위해선 먼저 기업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

지난 16일 아주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외국인 직접투자' 강의를 진행한 안영도 교수는 "기업이 왜 해외에 투자하려는지를 먼저 분석하고,그에 맞게 기업 유치 전략을 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의는 케냐,가나 등 아프리카 국가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온 20명의 개발도상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이들은 매우 진지한 모습으로 강의에 몰입했다.

◆"기업이 원하는 조건 제공해야"

안 교수는 "해외 직접투자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라며 "기업은 현지 공장 설립 등 투자를 통해 해외시장에 대한 대응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로 기업 활동이 점차 국제화함에 따라 국내라는 제한된 시장에서의 내부역량 강화만으로는 경쟁의 우위를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여러 곳에 나눠 투자함으로써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건을 팔 곳에서 그 물건을 만듦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또 투자 지역이 '선도 시장'일 경우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호의적인 조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거의 무제한적인 인적 자원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관세 등 무역 장벽을 피하고 운반 비용을 줄이고 싶어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상응하는 조건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FDI는 M&A형 투자가 주도

전 세계 FDI의 최신 동향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안 교수는 "최근 세계 FDI 증가는 주로 M&A(인수 · 합병)형 투자가 주도해 오고 있다"며 "지난 2~3년간 전체 FDI의 90%가 M&A형 투자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로컬 마켓에 현지법인을 새로 설립하기보다는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M&A형 외국인 직접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안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 매물이 되려면 국내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 건전화를 이뤄야 하고,이를 지원하는 공공 재원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FTA(자유무역협정) 등을 체결하는 경우 FTA 파트너뿐만 아니라 역외국가로부터의 외국인 직접투자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FDI 규모가 큰 싱가포르의 비결도 소개했다. 안 교수는 "싱가포르는 국내에 비슷한 사업을 행하는 기업이 없을 경우 해당 사업을 들여오는 외국인 기업에 대해 차별화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며 "외국인 투자 기업의 경쟁력이나 공헌도에 따라 차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질 높은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 온 · 오픈라인 혼합형 학습

아주대 MBA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온 · 오프라인 혼합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 오프라인 여부에 관계 없이 2년 동안 48학점을 이수하면 정규 MBA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아주대 MBA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협약)와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10여개국의 국제 경영현장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청,수원시청,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수자원공사 등 국내 주요 공공기관들과도 협약을 체결해 현장체험 학습을 강화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