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7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증시 반등과 함께 유입된 외국인 및 연기금 매수세 유입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2.53포인트(1.30%) 오른 1758.06으로 장을 마쳤다. 하루 만에 반등해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1758.01) 기록한 연고점을 넘어섰다.

이날 지수는 22일(현지시간) 미국증시 호조가 긍정적으로 작용, 1750선을 돌파하며 장을 출발했다.

지수는 전고점에 대한 부담과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권의 매물 출회 등의 여파로 장중 상승폭을 줄여 1740선 중반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 오후 들어 연기금이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상승추세를 부추겨 한때 176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 197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운수장비, 기계,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에 대해 매수 우위를 보였다.

연기금이 7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투신은 88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659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개인은 270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장중 7000계약 넘게 순매수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베이시스가 개선됐고, 이에 따라 프로그램은 매수 우위로 전환됐다. 차익거래는 88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의 경우 170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8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계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여 해당 업종이 4% 넘게 뛰었다. 기업은행이 6%대 강세를 보였고, 외환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이 2∼3% 올랐다. 우리은행의 경찰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졌지만 우리금융 역시 3%대 오름세를 유지했고, 신한지주, KB금융 역시 각각 4%, 7%대 뛰었다.

지수 반등과 함께 증권주들 역시 힘을 받았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이 2∼7%가량 치솟았다.

지난 21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던 IT(정보기술)주들의 흐름은 엇갈리는 분위기였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대형주인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LED(발광다이오드) 가격 하락 우려 등의 여파로 최대실적을 발표한 삼성전기가 4%대 급락했고, 관련주인 LG이노텍 역시 5% 넘게 미끄러졌다.

지주사들은 보유지분가치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강세를 보였다. 웅진홀딩스가 9% 넘게 뛰었고, GS와 CJ가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SK, 두산, 한화 역시 상승 마감했다.

조선주들은 양호한 업황 전망 등에 힘입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52주 신고가를 재차 갈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LG화학은 이틀째 하락하며 시총 6위로 다시 내려앉았다.

SK텔레콤이 자사주 매입 결정에 힘입어 1%대 올랐다. 호텔신라는 면세점 영업권 다툼에서 패소했다는 소식에 하락 마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 상승과 함께 경기 둔화 관련 불안이 희석됐고,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증시가 강세를 나타낸 점이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었다"며 "유럽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T와 자동차 외에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조선, 금융 등 소외주들의 키맞추기 과정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5개를 포함한 52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281개 종목이 내렸다. 75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