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CEO 경영교실] '위임의 힘' 보여준 모세처럼…리더는 손발 대신 머리가 바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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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쁜 지도자 모세
성서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하는 출애굽기를 꼽는다면,가장 흥미로운 리더 상(像)으로는 유대인의 지도자 모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는 모세가 이집트의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키기 위해 그들을 이끌고 탈출하는 내용을 기록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열 가지 기적을 일으키며 이집트를 벗어나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해서 가까스로 파라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홍해를 건너 광야로 건너가지만,하나님에 대한 믿음 부족으로 인해 곧바로 팔레스타인 땅으로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40년간 광야에서 헤매게 되는데,모세에게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헤매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모세는 항상 바빴기 때문에 아내와 아들은 장인인 이드로가 돌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드로는 가족들을 데리고 모세를 만나러 갑니다. 모세는 너무 바쁜 나머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이드로는 그를 불러다 앉혀 놓고 바쁜 이유를 묻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모세를 찾아와서 해결해 달라는 통에 모세는 '내 몸이 100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인은 성서에 기록된 바로 성인남성만 60만명에 이릅니다. 여기에 가족과 일가친척들까지 계산해 본다면 최소 300만명은 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의 문제를 모세가 해결해왔으니 바쁜 것은 당연지사였습니다.
사제(司祭)였던 이드로는 그 시대의 지식인이었습니다. 그는 모세의 말을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전략 두 가지를 조언합니다. 첫 번째로 원칙을 설정하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 능력이 있는 부하들을 뽑아서 조직 단위를 설정하라고 합니다. 100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100명,1000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1000명,그 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또 그 상위의 일을 맡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명 '고난 위임'을 하라는 것인데,현대 경영학 용어에서는 '권한 부여'를 뜻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모세는 원칙을 설정하고 권한을 위임하라는 두 가지 가르침을 그대로 실행합니다. 해보니까 일이 정말 신기하게 잘 풀리는 겁니다. 그것도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풀리니까 모세 자신에게는 시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모세는 그제서야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서 시나이 산에 오릅니다. 그리고 산에서 40일을 보내며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아 내려오게 됩니다.
그 십계명이 있음으로 해서 유대인의 종교가 만들어지고,그로부터 1500년이 지난 시점에서 예수의 부활이라든지 기독교가 탄생한 것 아니겠습니까. 만약 모세가 이드로의 말에 순종하지 않고 계속 정신 없이 살았다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십계명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고,유대 종교는 물론 기독교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손발보다 머리가 바쁜 리더
기업을 경영하시는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기업을 영어로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라고도 표현하지만 '계속 기업(going-concern)'이라고도 합니다. 지속해야 한다는 이야기죠.그래서 요즘 기업의 환경문제라든가 공정한 이익분배와 공정한 경제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있어서 첫 번째 덕목은 무엇보다도 기업의 유지와 발전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테일러부터 시작된 과학적 관리법,즉 굉장히 복잡한 경영 기법들을 이제는 가장 단순한 원칙 설정과 권한 위임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모세처럼 말입니다.
실제 경영 현장에서 보면 최고경영자가 임원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원은 부장,부장은 과장,과장은 직원들이 할 일을 하는 조직을 많이 보는데,그러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경영자는 신(神)이 되면 안 됩니다. 모든 것에 간섭하게 되면 정신없이 바빠집니다.
제가 한번은 어느 조직의 리더를 만났는데 너무 피곤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를 다 결재하느라 일이 항상 밀리고,하루에 생각을 가질 시간이 단 5분도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조직의 리더가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그 조직의 발전 방향과 미래는 누가 생각할까요. 직원들이 있겠지만 그것은 직원들의 역할이 아닙니다. 리더가 조직의 발전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 되고,결국 그 조직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최고경영자나 임원,중간 간부라면 자신의 언어 습관을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입버릇처럼 "정신 없습니다" "지난주가 어떻게 지난 줄 모르겠습니다" "바빠 죽겠습니다" 이런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조직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원칙 설정과 고난 위임의 기본적인 원칙부터 적용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고경영자는 무엇보다 생각을 해야 합니다. 최고경영자는 손발이 아닌 머리가 바빠야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밝은 미래를 열어 줄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성서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하는 출애굽기를 꼽는다면,가장 흥미로운 리더 상(像)으로는 유대인의 지도자 모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는 모세가 이집트의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키기 위해 그들을 이끌고 탈출하는 내용을 기록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열 가지 기적을 일으키며 이집트를 벗어나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해서 가까스로 파라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홍해를 건너 광야로 건너가지만,하나님에 대한 믿음 부족으로 인해 곧바로 팔레스타인 땅으로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40년간 광야에서 헤매게 되는데,모세에게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헤매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모세는 항상 바빴기 때문에 아내와 아들은 장인인 이드로가 돌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드로는 가족들을 데리고 모세를 만나러 갑니다. 모세는 너무 바쁜 나머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이드로는 그를 불러다 앉혀 놓고 바쁜 이유를 묻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모세를 찾아와서 해결해 달라는 통에 모세는 '내 몸이 100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합니다.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인은 성서에 기록된 바로 성인남성만 60만명에 이릅니다. 여기에 가족과 일가친척들까지 계산해 본다면 최소 300만명은 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의 문제를 모세가 해결해왔으니 바쁜 것은 당연지사였습니다.
사제(司祭)였던 이드로는 그 시대의 지식인이었습니다. 그는 모세의 말을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전략 두 가지를 조언합니다. 첫 번째로 원칙을 설정하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 능력이 있는 부하들을 뽑아서 조직 단위를 설정하라고 합니다. 100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100명,1000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1000명,그 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또 그 상위의 일을 맡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명 '고난 위임'을 하라는 것인데,현대 경영학 용어에서는 '권한 부여'를 뜻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모세는 원칙을 설정하고 권한을 위임하라는 두 가지 가르침을 그대로 실행합니다. 해보니까 일이 정말 신기하게 잘 풀리는 겁니다. 그것도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풀리니까 모세 자신에게는 시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모세는 그제서야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서 시나이 산에 오릅니다. 그리고 산에서 40일을 보내며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아 내려오게 됩니다.
그 십계명이 있음으로 해서 유대인의 종교가 만들어지고,그로부터 1500년이 지난 시점에서 예수의 부활이라든지 기독교가 탄생한 것 아니겠습니까. 만약 모세가 이드로의 말에 순종하지 않고 계속 정신 없이 살았다면 어땠을까요. 어쩌면 십계명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고,유대 종교는 물론 기독교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손발보다 머리가 바쁜 리더
기업을 경영하시는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기업을 영어로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라고도 표현하지만 '계속 기업(going-concern)'이라고도 합니다. 지속해야 한다는 이야기죠.그래서 요즘 기업의 환경문제라든가 공정한 이익분배와 공정한 경제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있어서 첫 번째 덕목은 무엇보다도 기업의 유지와 발전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테일러부터 시작된 과학적 관리법,즉 굉장히 복잡한 경영 기법들을 이제는 가장 단순한 원칙 설정과 권한 위임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모세처럼 말입니다.
실제 경영 현장에서 보면 최고경영자가 임원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원은 부장,부장은 과장,과장은 직원들이 할 일을 하는 조직을 많이 보는데,그러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경영자는 신(神)이 되면 안 됩니다. 모든 것에 간섭하게 되면 정신없이 바빠집니다.
제가 한번은 어느 조직의 리더를 만났는데 너무 피곤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책상 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를 다 결재하느라 일이 항상 밀리고,하루에 생각을 가질 시간이 단 5분도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조직의 리더가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그 조직의 발전 방향과 미래는 누가 생각할까요. 직원들이 있겠지만 그것은 직원들의 역할이 아닙니다. 리더가 조직의 발전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 되고,결국 그 조직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최고경영자나 임원,중간 간부라면 자신의 언어 습관을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입버릇처럼 "정신 없습니다" "지난주가 어떻게 지난 줄 모르겠습니다" "바빠 죽겠습니다" 이런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조직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원칙 설정과 고난 위임의 기본적인 원칙부터 적용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고경영자는 무엇보다 생각을 해야 합니다. 최고경영자는 손발이 아닌 머리가 바빠야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밝은 미래를 열어 줄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