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캐피털사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겠지만 연 30%대 금리는 굉장히 높은 것"이라며 실태조사를 한 뒤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기업 미소금융재단 이사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캐피털사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서민에게 부담이 덜 가는 방향으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캐피털사는 원래 리스 할부금융 오토론 등이 주업인데 현재는 신용대출 비중이 상당하다"며 "생계를 위한 긴급자금 수요가 있다는 말이지만 연 30%대 금리는 높다"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화곡동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캐피털사의 고금리 영업을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진 위원장은 다만 "당장 내일부터 고금리 대출영업을 못하게 하면 이용자들이 불법적 자금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보증부 대출인 햇살론을 적극 판매하는 등 단계적으로 연착륙시키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캐피털업계는 이에 대해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캐피털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통상 카드사 신용대출(카드론)보다 높고 저축은행 신용대출보다는 낮다. 최고 금리 기준으로 카드사는 연 20%대 초중반,캐피털사는 연 30%대 후반,저축은행은 연 40%대 초반의 이자를 받고 있다.

취급수수료와 중도상환수수료,연체이자까지 물게 된다면 캐피털사의 최고 이자율이 연 40%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캐피털업계는 할부금융 리스 신기술금융 등이 업무 영역이지만 전체 대출의 50%를 고유 업무영역 이외에 쓸 수 있어 신용대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캐피털사는 35개며 이 중 10여곳이 개인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캐피털사들은 일반적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여기에 예상 연체율과 마진을 반영해 대출 금리를 결정한다. 캐피털사 고객들의 신용도가 낮아 연체율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다.

하지만 캐피털사의 평균 조달금리는 연 5~8% 수준으로 규모가 큰 대부업체(연 13% 정도)에 비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나중에 회수하지 못할 것을 고려한 대손률은 5%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다 관리비용 대출모집인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자금 조달 비용은 연 10%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캐피털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연 32%인 것을 고려하면 1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난다.

대부업체보다는 캐피털사의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태훈/이심기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