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통계를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구분해 발표한다. 26일 발표되는 2분기 GDP는 속보치이고 잠정치는 9월 초 나온다.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는 조사 항목이 같지만 산출 방식과 발표 시기에 차이가 있다. 분기별로 나오는 GDP 속보치는 해당 분기 중 2개월에 대해서는 확정된 통계 수치를 반영하고 마지막 1개월에 대해서는 앞선 두 달의 추세에 근거한 예상치를 활용한다. 한은은 내부적으로 매 분기가 끝난 후 28일 내에 GDP 속보치를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잠정치는 분기 중 마지막 달에 이뤄진 경제활동 결과까지 정확히 반영한다. 따라서 분기 마지막 달의 경기가 예상보다 좋으면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정확하지만 매 분기가 끝나고 70일 이내에 발표되는 것이 원칙이어서 신속성은 떨어진다.

GDP 확정치는 연간 단위로만 나온다. 해당 연도의 확정치는 2년 후 3월에 발표돼 올해 GDP 확정치는 2012년 3월에 알 수 있다.

같은 통계를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나눠 발표하는 것은 통계의 신속성과 정확성이 배치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신속성만 따진다면 2분기 GDP는 7월1일에 나오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GDP처럼 방대한 통계는 하위 항목의 자료를 모으고 합산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신속성만 추구하다 보면 통계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정확성에만 중점을 두면 몇 달이 지나서야 통계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신속성에 중점을 둔 속보치를 먼저 발표해 경제주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추후에 정확성을 높인 잠정치와 확정치를 내고 있다.

때로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간의 차이가 금융시장과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난달 25일 미국 주식시장은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속보치(3.2%)와 잠정치(3.0%)보다 낮은 2.7%로 집계됐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성장률의 하향 조정이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다는 의미로 해석된 탓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