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영업도 모바일시대…기아차, 직원 1만명에 스마트폰 지급
기아자동차가 영업본부 소속 직원 1만여 명에게 스마트폰을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선 영업 효율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GM대우자동차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업사원용 고객관리 시스템인 '모바일 CMS'를 도입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스마트폰 이용자가 올 상반기 기준 250만명에 달하면서 '모바일 영업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구매 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자동차 애플리케이션 개발 경쟁에도 뛰어들고 있다.

◆"어디서든 재고 조회" 스피드 영업

기아차 관계자는 "월 5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하는 조건으로 영업본부 직원 1만여 명에게 삼성전자 갤럭시S를 지급하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 달 말까지 지급을 완료할 것"이라고 25일 말했다. 국내 기업 중 대규모로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나눠주는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기아차 직원들은 스마트폰 안에 설치된 고객관리 시스템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차량 정보와 재고 현황을 조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휴대폰으로 차량 계약자에게 견적서를 곧바로 제공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직원들이 계약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선 컴퓨터가 있는 사무실로 이동하거나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을 갖고 다녀야 했다.

앞서 기아차는 이달 초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공동 마케팅을 벌여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전국 800여 개 기아차 영업과 정비 거점에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장비를 별도로 갖추기로 했다.

GM대우 역시 직영 판매점과 총판대리점 영업사원들에게 '모바일 CMS' 프로그램을 배포 중이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직원은 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재고 현황 등을 즉석에서 조회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업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앱 개발 경쟁… "스마트폰 고객 잡아라"

완성차 업체간 앱 개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용 앱까지 내놓고 있다.

르노삼성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언제든 차량 연비와 정비 이력,유지비,소모품 교환주기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GM대우는 아이폰용 앱인 '내 차는 어디에'를 배포하고 있다. 대형 주차장에 주차한 차의 위치를 사진이나 문서로 남긴 뒤 나중에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의 판매 개시를 앞두고 이색적인 스마트폰 마케팅을 시작했다. 바코드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QR 코드'를 대형 건물 외벽이나 영화관,신문,버스 정류소,지하철 등에 심어 이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한 사람들이 아반떼 영상과 제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가 선보인 '투싼ix 작업의 정석'은 연인의 취향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 위치에서 가장 적합한 데이트 코스와 지도를 안내하는 앱이다.

기아차는 인기를 끌고 있는 중형 세단 K5 관리 앱을 나눠주고 있다. K5 소비자는 이 앱을 통해 엔진과 변속기,차량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비상 때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문짝과 트렁크를 열고 문잠김 설정을 바꿀 수도 있다.

수입차 업체 중 혼다 코리아는 아이폰용 매거진을 처음 제작했다. 어코드 등 차량 정보를 알려준다. 인피니티는 차 정보뿐만 아니라 예술과 문화,패션 정보까지 담은 태블릿용 잡지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자동차 영업방식이나 소비 행태까지 바꾸고 있다"며 "신차 제작단계에서 스마트폰을 접목한 신기술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