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체 부림제지(회장 윤명식 · 사진)는 1985년 우유팩을 재생할 수 있는 재생처리 공장을 세웠다. 이를 통해 제지업계 최초로 폐우유팩과 종이컵을 화장지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이처럼 버려지는 종이쓰레기를 재활용해 환경오염을 줄이고,펄프 수입을 줄이는 등 자원 및 외화를 절약함으로써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제품인 재활용 화장지 '코주부'화장지는 섬유질이 길어 먼지가 나지 않고 질기며 표백제와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형광물질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은 게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도 천연 펄프를 사용한 제품 대비 20~30% 저렴해 호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부림제지는 1992년에 재활용화장지부문 '환경마크'를 업계 최초로 인증받았고,1994년에는 국내 최초로 재생화장지로 전철표를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화장지부문 품질보증 '그린Q마크'를 획득하기도 했다. 부림제지는 2000년대 초반 우유팩 수거율이 떨어진 데다 재생화장지의 낮은 판매가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꾸준한 공정개선과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우유팩 수거율을 최근 3년간 약 25%씩 높여 현재는 전국 폐 우유팩의 50% 이상을 재활용하고 있다.

부림제지는 최근 경기도 이천에 부지를 마련해 약 9900㎡ 규모의 제2공장을 세우고 있다. 8월에는 건축공사가 완공되는 것은 물론 화장지 생산라인도 자동화할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는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원재활용을 위해 종이컵 및 우유팩 수거도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현재 새마을운동본부와 협의해 전국에 버려지는 종이컵 및 우유팩 수집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며 "폐 우유팩으로 만든 친환경 화장지를 전국 새마을 회원 및 사회단체를 통해 교환 및 판매해 우유팩 수집을 연간 6000t까지 늘리고 약 80억원의 화장지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림제지는 환경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93년 세계환경의날 대통령 표창장과 2007년 환경부장관상 등 다수의 환경 관련 상을 받았다. 또 '우면산 트러스트운동'에 동참해 남은 이익금 일부를 기금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