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기에 대한 증권사들의 업황둔화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마저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3일 2분기 IFRS(국제회계기준)를 적용한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45%와 139% 증가한 1조9065억원과 31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치임에도 불구하고 업황둔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이날 삼성전기 주가는 4.08% 급락했다.

26일에도 증권사들은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기에 대해 LED(발광다이오드) 원가 경쟁력에서 압도적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업황둔화가 우려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8만7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내렸다.

이 증권사 장윤수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발표에서 언급한 것처럼, 패널 업체들이 현재 LED 가격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며 "고객사들이 부품 가격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은 수요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이고, 결국 LED 업체들도 단가 인하 압력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분기 실적이 정점일 것이란 분석까지 나왔다.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방 IT(정보기술) 세트업체들이 3분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어, 삼성전기의 매출과 수익성 또한 2분기가 정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신규 모바일 기기의 수요는 탄탄할 전망이나 LCD(액정표시장치) 및 LED TV, PC 등의 수요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의 3분기 매출액은 1조8924억원, 영업이익은 2638억원으로 2분기 실적을 밑돌 것이란 추정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지나친 우려라고 맞서고 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주가는 LED BLU(백라이트유닛) TV 수요둔화와 LED 공급증가가 LED BLU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삼성LED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IT부품의 단가 인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더욱 LED의 가격인하는 조명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라며 "LED의 본격적인 성장은 조명에서 시작될 것이며, BLU 시장으로 확보된 LED 양산능력이 조명시장 확대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LED 가격인하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단가인하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IT부품의 단가인하는 일반적인 상황이고 공급부족 심화로 인한 상반기의 미미한 단가인하가 오히려 예외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LED칩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삼성전기는 규모의 경제와 생산 경쟁력, 신규시장 확대 등을 통해 단가인하 압력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수급상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한 반면, 메릴린치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해 '중립'의견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