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뉴스] 강남거지 대치동거지 목동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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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우스 푸어(House Poor)란 말이 유행입니다. 서울 강남 등에 중대형 아파트 한 채씩 갖고도 삶의 질은 거지나 다름없다는 자조적 신조어입니다. 이른바 ‘강남 거지’도 유사한 표현입니다.
누구나 진입하고 싶어하는 강남 지역에 호가가 10억원 가까운 아파트를 소유하고서도 스스로를 ‘거지같은 삶’이라고 치부한다면 이거야말로 비극 아닙니까? 지구상에서 대한민국 아니면 나타날 수 없는 특이한 현상이죠.
우선 하우스 푸어의 실상을 한번 짚어볼까요. 사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대치동을 예로 들면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다르지만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원래 주인들은 살기좋은 곳으로 다 떠나고 세입자들이 주민의 주류를 이룹니다.
이들 중 일부가 2005년과 2006년 사이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요. 2000년까지 3억원을 밑돌았던 30평형대 아파트가 6억원을 돌파하고 욱일승천의 기세로 올라갈 무렵입니다.
대기업 간부나 임원을 중심으로 담보대출 3억-4억원을 받아 집을 샀습니다. 저와 연배가 비슷한 이웃 사촌들은 “이대로 가다간 영원히 전세를 못 면할 것 같은 불안감에 일을 저질렀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사람들의 소득은 대한민국 평균 소득을 훨씬 웃돕니다. 그러나 담보대출 이자 150만-200만원, 사교육비 300만-400만원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생활비 300만원은 부가세처럼 ‘별도’입니다.
애가 고 3이 되면 그 이전의 1.5배를 투입하는 가정도 많습니다. 그야말로 올-인 상황이 연출되는 거지요. 휴전을 앞둔 전쟁 막바지에 적진을 향해 남은 폭탄을 쏟아붓는 것과 동일한 원리죠. 대치동이 원조라고 하는 우스갯 소리 ‘SKY 네가지 조건’은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첫째 아이를 SKY보내려면 네가지 조건, 즉 ‘할아버지의 재력,아빠의 무관심,엄마의 정보력,동생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여기서 파생되는 부작용은 심각합니다. 아줌마들간 ‘무한경쟁’으로 인한 중산층 붕괴현상입니다. 이 경쟁에서 승리자는 의사,변호사와 같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사모님’이고, 패배자는 샐러리맨 ‘마누라’들입니다.
샐러리맨 마누라 중에서도 친정이 빵빵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게 현실이고 보면 샐러리맨 마누라들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 부업 전선에 뛰어드는게 보통입니다.
그동안 쌓인 마이너스 통장 액수를 줄여야 하니까요. 만약 부동산 가격 하락이 향후 10년간 꾸준히 이어진다면 이들의 중산층 탈락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언젠가 은행 빚은 갚아야 하니까요.
가정경제의 파탄보다 더 심각한 건 가정의 해체입니다. 우선 가장의 존재가 사라집니다. 가장은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앞서 예를 든대로 아빠는 무관심해야 합니다. 돈만 벌어주면 그만입니다.
자식과 마누라의 ‘입시전선’에 개입해선 안됩니다. 실제 아는 것도 없습니다. 아빠가 없는 자리를 학원 강사가 메워주는 형국입니다. 대치동 건강원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 소비자의 90%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데 지친 중고생들입니다. 나머지 10%가 직장과 집을 편안히(?) 오가는 아빠들 몫이죠.
이처럼 사교육에 올-인 하는 과정에서 노부모가 중풍, 치매 등으로 쓰러지거나 가족 중 누가 교통사고라도 난다면 그야말로 가정은 풍비박산, 풍전등화의 위기를 겪어야 하는 겁니다.
얼마전 공부 잘 하는 외고생이 자살하면서 남긴 말, ‘이제 됐어?’ 가슴 아픕니다. ‘자식에 올-인 하는게 뭐 잘못됐냐?’ 강변하시는 분들은 다음 스님 말씀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석학으로 유명한 이 스님이 결혼식장에 주례로 가서 하객들에게 일갈한 말입니다.
“(전략)누가 제일 중요하냐. 남편이요, 아내가 첫째입니다. 남편이 다른 곳으로 전근 가면 무조건 따라 가십시요. 돈도 필요 없습니다. 학교 몇 번 옮겨도 됩니다. 이렇게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중심으로 놓고 세상을 살면 아이들은 전학을 열 번 가도 아무 문제없이 잘 삽니다. 그런데 애를 중심으로 놓고 오냐오냐하면서 자꾸 부부가 헤어지고 갈라지면, 애는 아무리 잘해줘도 망칩니다.
(중략) 여기도 그렇게 사는 사람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정신차리십시오. 제 얘기를 선물로 받아 가십시오. 이렇게 해야 가정이 중심이 서고 가정이 화목해집니다.그리고 부모에게 불효하고 자식에게 정성을 쏟으면 반드시 자식이 어긋나고 불효합니다. 첫째가 남편이고 아내고, 두 번째는 부모가 돼야 자식 교육이 똑바로 됩니다. 애를 매를 들고 가르칠 필요없이, 내가 늘 부모를 먼저 생각하면 자식이 저절로 됩니다.(후략)”
사고와 행동의 우선 순위를 배우자-부모- 자식 순으로 두라는 말씀인데요, 3번을 1번으로 착각해 삶을 팍팍하게 사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답답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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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진입하고 싶어하는 강남 지역에 호가가 10억원 가까운 아파트를 소유하고서도 스스로를 ‘거지같은 삶’이라고 치부한다면 이거야말로 비극 아닙니까? 지구상에서 대한민국 아니면 나타날 수 없는 특이한 현상이죠.
우선 하우스 푸어의 실상을 한번 짚어볼까요. 사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대치동을 예로 들면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다르지만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원래 주인들은 살기좋은 곳으로 다 떠나고 세입자들이 주민의 주류를 이룹니다.
이들 중 일부가 2005년과 2006년 사이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요. 2000년까지 3억원을 밑돌았던 30평형대 아파트가 6억원을 돌파하고 욱일승천의 기세로 올라갈 무렵입니다.
대기업 간부나 임원을 중심으로 담보대출 3억-4억원을 받아 집을 샀습니다. 저와 연배가 비슷한 이웃 사촌들은 “이대로 가다간 영원히 전세를 못 면할 것 같은 불안감에 일을 저질렀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사람들의 소득은 대한민국 평균 소득을 훨씬 웃돕니다. 그러나 담보대출 이자 150만-200만원, 사교육비 300만-400만원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생활비 300만원은 부가세처럼 ‘별도’입니다.
애가 고 3이 되면 그 이전의 1.5배를 투입하는 가정도 많습니다. 그야말로 올-인 상황이 연출되는 거지요. 휴전을 앞둔 전쟁 막바지에 적진을 향해 남은 폭탄을 쏟아붓는 것과 동일한 원리죠. 대치동이 원조라고 하는 우스갯 소리 ‘SKY 네가지 조건’은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첫째 아이를 SKY보내려면 네가지 조건, 즉 ‘할아버지의 재력,아빠의 무관심,엄마의 정보력,동생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여기서 파생되는 부작용은 심각합니다. 아줌마들간 ‘무한경쟁’으로 인한 중산층 붕괴현상입니다. 이 경쟁에서 승리자는 의사,변호사와 같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사모님’이고, 패배자는 샐러리맨 ‘마누라’들입니다.
샐러리맨 마누라 중에서도 친정이 빵빵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게 현실이고 보면 샐러리맨 마누라들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 부업 전선에 뛰어드는게 보통입니다.
그동안 쌓인 마이너스 통장 액수를 줄여야 하니까요. 만약 부동산 가격 하락이 향후 10년간 꾸준히 이어진다면 이들의 중산층 탈락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언젠가 은행 빚은 갚아야 하니까요.
가정경제의 파탄보다 더 심각한 건 가정의 해체입니다. 우선 가장의 존재가 사라집니다. 가장은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앞서 예를 든대로 아빠는 무관심해야 합니다. 돈만 벌어주면 그만입니다.
자식과 마누라의 ‘입시전선’에 개입해선 안됩니다. 실제 아는 것도 없습니다. 아빠가 없는 자리를 학원 강사가 메워주는 형국입니다. 대치동 건강원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 소비자의 90%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데 지친 중고생들입니다. 나머지 10%가 직장과 집을 편안히(?) 오가는 아빠들 몫이죠.
이처럼 사교육에 올-인 하는 과정에서 노부모가 중풍, 치매 등으로 쓰러지거나 가족 중 누가 교통사고라도 난다면 그야말로 가정은 풍비박산, 풍전등화의 위기를 겪어야 하는 겁니다.
얼마전 공부 잘 하는 외고생이 자살하면서 남긴 말, ‘이제 됐어?’ 가슴 아픕니다. ‘자식에 올-인 하는게 뭐 잘못됐냐?’ 강변하시는 분들은 다음 스님 말씀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석학으로 유명한 이 스님이 결혼식장에 주례로 가서 하객들에게 일갈한 말입니다.
“(전략)누가 제일 중요하냐. 남편이요, 아내가 첫째입니다. 남편이 다른 곳으로 전근 가면 무조건 따라 가십시요. 돈도 필요 없습니다. 학교 몇 번 옮겨도 됩니다. 이렇게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중심으로 놓고 세상을 살면 아이들은 전학을 열 번 가도 아무 문제없이 잘 삽니다. 그런데 애를 중심으로 놓고 오냐오냐하면서 자꾸 부부가 헤어지고 갈라지면, 애는 아무리 잘해줘도 망칩니다.
(중략) 여기도 그렇게 사는 사람 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정신차리십시오. 제 얘기를 선물로 받아 가십시오. 이렇게 해야 가정이 중심이 서고 가정이 화목해집니다.그리고 부모에게 불효하고 자식에게 정성을 쏟으면 반드시 자식이 어긋나고 불효합니다. 첫째가 남편이고 아내고, 두 번째는 부모가 돼야 자식 교육이 똑바로 됩니다. 애를 매를 들고 가르칠 필요없이, 내가 늘 부모를 먼저 생각하면 자식이 저절로 됩니다.(후략)”
사고와 행동의 우선 순위를 배우자-부모- 자식 순으로 두라는 말씀인데요, 3번을 1번으로 착각해 삶을 팍팍하게 사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답답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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