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개월만에 박스권 돌파] 외국인도 놀란 상승탄력…이제 1800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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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공매도물량 서둘러 회수
투신권, 철강·건설주 집중 매수
신용융자 5조 넘어 부담될 수도
투신권, 철강·건설주 집중 매수
신용융자 5조 넘어 부담될 수도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자 외국인 기관 개인 등 증시 3대 주체들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지난달 공매도했던 물량을 황급히 거둬들이고 있고 투신권은 펀드 환매 강도가 점차 약해지자 철강 · 건설 · 중공업주 등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또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빚을 내 투자에 나서면서 신용융자 잔액이 두 달 만에 5조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증시가 장기 박스권을 돌파한 뒤 상승 국면에 접어들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평가다.
◆외국인,공매도 주식 황급히 회수
코스피지수는 26일 11.01포인트(0.63%) 오른 1769.07에 마감,지난 23일에 이어 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1019억원 순매수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역시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도 157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자'로 돌아선 지난 8일 이후 총 3조2332억원을 순매수했는데,이 중 1조2000억원은 그동안 공매도했던 물량을 환매수한 것"이라며 "같은 기간 대차거래 잔액이 줄어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란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 등이 보유한 주식을 빌린 뒤(대차거래) 이를 팔았다가 주가가 하락할 때 다시 사들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거래를 말한다.
따라서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손실이 난다. 최근 외국인의 공매도 주식 환매수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 규모를 늘렸다가 시장이 예상밖의 강세를 보이자 손실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대차잔액을 연중 저점과 비교할 때 앞으로 공매도 주식 환매수로만 최소 1조원 정도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수혜 종목으로 현대제철 현대차 고려아연 기아차 등을 꼽았다.
◆펀드 환매는 줄고,신용융자는 증가
개인들은 이날 205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4조7111억원까지 줄어들었던 신용융자 잔액은 최근 꾸준히 늘어 지난 23일 5조207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5월24일(5조39억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5조원을 넘어섰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 역시 12일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1750선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이자 그동안 매수 타이밍을 놓쳤던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뛰어드는 것 같다"며 "증시가 장기 박스권을 돌파할 때 보통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용융자 잔액이 단기간 급증한 종목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 KT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투신권은 여전히 주식을 팔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식형펀드의 하루 환매액(ETF 제외)이 15일 6555억원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자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16일 이후 투신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등이 포진해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상승장을 주도하는 종목을 보면 투신권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이 많다"며 "그동안 환매로 자금 압박을 받던 투신권이 증시 영향력 회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대우증권은 향후 투신권이 관심을 가질 유망 종목으로 에스엘 대덕전자 LG 현대미포조선 만도 등을 제시했다.
김동윤/박민제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