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12일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수정치)에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보다 1.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7.4%로 전망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2분기 성장률은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높은 전 분기 대비 1.5%,상반기 성장률은 0.2%포인트 높은 7.6%로 각각 나타났다. 2000년 상반기(10.8%)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어쩌면 확장 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수출 · 설비투자가 '효자'

2분기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것은 수출이 늘고,설비투자가 확대되고,민간 소비가 증가한 덕분이다. 일반기계 금속제품 자동차 등 수출 관련 업종이 호조를 보였다. 제조업은 작년 동기 대비 18.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예상치(20.9%)를 훌쩍 넘어 29.0% 증가했다.

민간 소비도 활발해졌다.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는 5.0% 늘어 한은의 예상치(4.9%)를 웃돌았다. 민간 부문의 내수 성장 기여도는 지난 1분기 1.1%포인트였으나 2분기에는 2.2%포인트로 높아졌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 호조가 민간 내수시장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내수시장과 수출 부문 격차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5% 수준인 내수업종 성장률이 결코 낮은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업의 성장동력화 등을 통해 내수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온 데에는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작년 GDP 성장률은 1분기 -4.3%,2분기 -2.2%(전년 동기 대비)였다. 이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조금 늘어도 상승률이 높게 잡히는 효과가 있다.

◆기준금리 연말께 3% 가능성도

한은은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연 2.25%로 인상했다. 물가상승 압력이 앞으로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문제는 얼마나 많이,얼마나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이냐다. 시장과 학계에서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3%에 근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국신 한국경제학회장(중앙대 경제학과 교수)은 "선제적 통화정책을 쓸 수 있는 여지가 더 넓어졌다"며 "이전엔 한은이 두어 달씩 뜸을 들여가며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장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적정 수준은 연 3% 선"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베이비 스텝'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기저효과가 모두 사라지는 하반기에는 경기 상승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지금의 상황을 확장국면이라고 단언한 것은 아니고 하반기엔 성장 속도가 전 분기 대비 1.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여 급격한 금리인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0.5~0.75%포인트 높은 연 2.75~3%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