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에 따른 추가 반등이 예상된다. 그러나 쉽사리 상승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전날 연중 최고점 돌파에 따른 수급부담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점 돌파에 따른 국내주식형펀드의 환매와 이로 인한 투신권의 매물부담이 터질 수 있다.

현물시장과 함께 전날 전고점을 돌파한 선물시장도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장 막판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등 부담스러운 모습을 보인바 있다. 따라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된다면 마냥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우호적인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마감된 뉴욕증시가 주택판매 증가와 물류업체 페덱스의 실적전망 상향조정 소식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실적발표를 앞둔 기업들은 박스권 시장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던 종목들이다. LG생활건강, LG이노텍, 삼성SDI 등으로 일부 우려도 있지만 호실적이 발표된다면 증시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100.81포인트(0.97%) 오른 10525.4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12.35포인트(1.12%) 뛴 1115.01을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26.96포인트(1.19%) 상승한 2296.43로 장을 마쳤다.

◆"추가 상승 유효…8월에 1870도 가능"

전문가들도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더불어 유망종목으로는 기존의 주도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주들을 꼽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불확실성 해소와 리스크 완화, 꾸준한 외국인의 매수세 등에 힘입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코스피 지수의 상승 흐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1750선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박스권을 벗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IT, 자동차, 항공, 해운, 에너지 업종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향 돌파에 나서며 지수 상단을 높이는 과정에서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IT와 같은 기존 주도주가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메리트와 대내외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은행업종에도 관심 갖는 투자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IBK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이어가 다음달에는 1700∼1870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오재열 투자전략팀장은 "다음달 국내증시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의 경제 정상화, 경제의 성장축이 민간으로 이동되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등 차별적 상승 요인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세계증시의 상승이 가세되며 상승 동조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은 외국계 자금이 추가적으로 유입될 전망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매수 가능성이 높은 금융, 건설, 철강, 전기가스, 운수창고, 전기전자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고점 돌파에도 우려의 목소리 부각

하지만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가 지난 5월부터 이어져온 공매도를 청산하는 의미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은 '시장 수익률을 쫓아가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해석을 내놨다.

그는 "기초 데이터는 부진한데 주가는 급등하고 반대로 실적은 좋다는데 단기간에 급락하는 종목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이는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연기금의 매수 주체 부각에 따른 편중된 자금 흐름과 3분기에는 통계적으로 낙폭 과대종목과 실적 호전주의 공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일 진행되는 외국인 매수효과는 5월 큰 폭의 매도가 정상화되는 부분과 공매도 이후 숏커버가 결합된 것"이라며 "공매도 거래증가, 외국인 매도, 주가하락, 실적개선을 만족하는 기업에만 단기적인 관심을 가지라"고 권했다.

최근에 글로벌 주식시장의 단기흐름이 개선되면서 유동성의 위험자산 선호재개가 외국인 매수요인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 그러나 선진시장의 주식관련 유동성 흐름이 개선된 신호는 아직 없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인 외국인 매수요인은 5월 급락국면에서 진행된 외국인 대량매도로 주식비중이 크게 하락한 이후 정상화의 진행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간헐적인 외국인 매수와 함께 대차잔고 및 공매도 거래량이 안정돼 숏커버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정인지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