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메세나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다. 문화 마케팅을 통해 '철'이 주는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벗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가 예술과 문화에 얼마나 관심 있는지는 서울 대치동 본관에 들어서면서부터 알 수 있다. '아트리움'으로 불리는 로비에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시원한 유리 벽면,하늘로 뻗은 강철 구조에 내부 공간을 수놓고 있는 260여개의 TV브라운관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 가운데 우뚝선 강철에 열매처럼 매달린 TV에는 온갖 화면이 반짝거린다. 천장에 깔때기를 거꾸로 세운 듯한 작품에서는 TV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고 백남준씨의 작품 'TV 나무'와 'TV 깔때기'다. 철강기업 포스코의 문화사랑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선 음악회도 자주 열려 지역 주민과의 소통의 기회로 활용된다.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 사례가 되기도 했다. 포스코가 메세나 활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부터다. 포스코 1호 제철소의 근거지인 포항에 효자아트홀을 설립했다.

이어 1992년에 2호 제철소인 광양에 백운아트홀을 열었다. 포스코는 두 아트홀을 포항과 광양지역 주민에게 개방하고 연간 40여건이 넘는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포항 국제불빛축제와 광양 국악 난장은 포스코가 지역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문화행사다. 광양 백운아트홀만해도 작년 말 기준으로 누적관객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방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첨단'의 상징인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한 달에 한 번씩 따뜻한 선율을 선사한다. '포스코 센터 음악회'는 1999년 밀레니엄 제야음악회를 시작으로 2007년 9월까지 약 90여회의 공연이 빌딩숲에서 열렸다. 1200석 규모의 좌석이 꽉 채워질 만큼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클래식뿐 아니라 한국 전통음악과 뮤지컬,재즈,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포스코 센터 음악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문화 · 예술을 매개로 대학과 지역을 잇는 활동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캠퍼스 음악회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2004년 5월부터 시작된 캠퍼스 음악회는 '기업과 대학의 만남'을 주제로 대학생과 인근 주민들에게 고급 클래식 공연을 선사한다. 2006년에는 전남대를 시작으로 서강대까지 총9회에 걸쳐 개최된 캠퍼스 심포니 페스티벌을 통해 대학이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사랑받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철강 분야와 관계한 철재 전통문화재 지키기 운동도 포스코의 문화 마케팅의 일환이다. 포스코는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 보존을 위한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에 참여, 2005년 9월 문화재청과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06년에는 그동안 비무장지대에서 56년간 방치된 장단역 증기기관차 화통(등록문화재 제 78호)을 임진각으로 이동,보존처리 작업을 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2005년에는 한국 메세나협의회의 메세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