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자전거 1호 나오자 "자전거 산업 부활" 환호
27일 오전 경기도 의왕에 있는 삼천리자전거 공장의 국산 전기자전거 그리니티 출시기념식장.베일에 싸였던 전기자전거 '그리니티'가 세상에 처음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대표는 "국산 1호 전기자전거 출시는 국내 자전거 산업의 르네상스를 여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니티는 국산화율이 71%에 이르는 국산 1호 전기자전거로 대당 가격이 130만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보급형 자전거는 중국산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은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니티는 삼천리자전거가 '국내 자전거 산업의 부활'을 목표로 지난해 7월 의왕공장(건평 8300㎡,대지 1만5000㎡)을 기공한 지 1년 만에 이룩한 성과다.

◆국내 업체 참여…국산화율 71%

전기자전거 조립과정은 셀라인에서 서너명이 한 개의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모터,배터리,프레임 등 핵심부품들은 모두 국내 업체의 제품을 사용한다. 총원가 중 국산 부품 및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국산화율이 71%에 달한다.

생산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생산직원은 자전거 기본 프레임에 앞바퀴,손잡이 등 부속부품을 장착한다. 이때 사용하는 기본 프레임은 국내 업체인 동양강철이 개발한 것.기본 부품을 모두 장착하고 나면 뒷바퀴를 단다. 뒷바퀴에는 전기자전거의 핵심부품인 모터가 달려있다. 국내 모터 생산업체인 에스피지가 개발한 고성능 모터다.

다음에는 삼성SDI와 개발한 리튬이온 전지를 부착한다. 리튬이온 전지는 납축전지보다 무게가 가볍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 그리니티에 장착된 리튬이온 전지는 무게가 3.4㎏으로 가볍고 3년 이상 사용 가능하다.

모터와 배터리를 장착하고 나면 두 부분을 잇는 컨트롤러를 연결시켜 주고 시험 운행을 거쳐 완성된다.

회사 관계자는 "흥아타이어와 전기자전거용 타이어를 개발 중이고 다른 부품도 계속 연구 ·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곧 국산화율이 90%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3년까지 연 5000대 생산

창고에는 400여대의 그리니티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었다. 250W의 배터리 출력으로 시속 35㎞를 낼 수 있는 이 제품은 이날 오후부터 전국 1200여개 대리점에 공급돼 28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소비자가격은 129만원.

이덕준 삼천리자전거 부사장은 "이 제품은 경사면이 유독 많은 국내 도로사정에 맞게 7도의 경사도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번 전기자전거 출시를 계기로 10만원 이하의 중저가 제품에 주력하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100만원대 이상의 고부가가치 자전거 판매에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니티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도 곧 내놓을 예정"이라며 "그리니티는 모터의 출력만큼만 힘을 낼 수 있는 트로틀(trottle)방식인데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페달을 밟으면 모터의 힘을 배가시켜 주는 파스(PAS)방식이라 효율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올 하반기 1000대,2013년까지 연 5000대를 생산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은 연 1만대 수준에 못 미치고 있지만 전기자전거 수요가 연 15% 이상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