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푸둥 개발은 도쿄 서울 싱가포르 홍콩을 잇는 아시아 네트워크 구성이란 구상 아래 시작된 것입니다. 차이가 크면 역설적으로 상호 보완성이 더 강해지는 만큼 비록 나라는 다르지만 아시아의 스타 도시들이 협력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중국 정치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의 자오치정 주임(장관급 · 70 · 사진)은 27일 중국 베이징 캠핀스키호텔에서 자신의 저서인 '푸둥의 기적' 한글판 출판기념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자오 주임은 중국 현대사의 큰 획을 그은 상하이 푸둥 개발의 산증인이다. 1998년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국정홍보처장 격)으로 옮기기 전까지 35년간 상하이에서만 공직 생활을 했다. 진흙 밭의 푸둥을 국제 금융의 중심이자 중국의 자존심으로 탈바꿈시킨 핵심 주역 중 하나다.

자오 주임은 "푸둥 개발 당시 외국의 자본과 기술이 필요했는데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선 왠지 거부감이 있었지만 한국은 아주 가까운 친구처럼 포근하게 느껴져 거리낌없이 협력했던 기억이 있다"며 "변변한 호텔도 없고 진흙 밭이던 푸둥에 기꺼이 찾아와줬던 한국 사람들의 적극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제목인 '푸둥의 기적'도 '한강의 기적'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자오 주임은 "'푸둥의 기적'이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요즘 진위가 불분명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얻은 양국의 젊은이들이 감정 싸움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의 존경과 이해로 중국과 한국이 함께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