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회계법인 '빅4'가 지난해 상장사 전체 감사 보수의 약 7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총 1732개 상장사의 2009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수는 전년의 1500억원에 비해 1.9% 증가한 1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일，안진，삼정，한영 등 4대 회계법인이 전체 감사보수의 70.5%인 1076억원을 가져갔다.

회사 수 기준으로 '빅4'는 전체의 52.5%인 908개사의 회계 감사업무를 맡았다. 총 99개 회계법인(또는 감사반)이 평균 17.5개사를 감사했으며 상장사당 평균 감사 보수는 8800만원이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평균 보수는 각각 1억3600만원과 5500만원으로 2.5배 차이가 났다.

회계법인당 평균 감사 투입시간은 1061시간(약 33일)으로 전년의 1037시간에 비해 2.3% 늘었다. 시간당 평균 감사보수는 전년 8만2800원에서 8만3200원으로 0.5% 증가에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 도입과 회계감독 강화로 감사의 위험성이 증가하면서 감사 소요 기간이 늘어났지만 치열한 수임경쟁으로 시간당 감사 보수는 사실상 정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경쟁이 지나치면 감사 품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회계법인 품질관리 감리를 통해 감사 업무의 수임경쟁이 가격이 아닌 품질경쟁이 되도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