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이 다음 달 중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은 안상수 대표가 이달 중순 양측과 만나 긍정적인 입장을 받아내면서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 · 28 재 · 보선 이전 성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앙금을 털어내고 화해의 모습을 보이는 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서다. 회동 준비 채널은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과 박 전 대표 비서실장 격인 유정복 의원이 각각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안 대표의 발언이 나온 지 열흘이 지난 27일 현재까지 의미있는 진전은 감지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알맹이 있는 회동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의제 설정 등을 놓고 양측 간 충분한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다섯 차례의 회동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대화 내용을 두고 오히려 관계만 불편해진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충분한 준비를 한 뒤 회동을 해야 한다는 게 양측의 뜻이다.

친박 핵심 의원은 27일 "이번에는 의제 선정을 잘해서 회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회동은) 대충 8월 중순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중요한 것은 만남 그 자체가 아니라 만남을 통해서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라며 "의미 있는 만남을 위해 약간의 준비 기간을 두고 있다고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단순한 사진찍기여선 안 된다"며 "내실을 기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8일 재 · 보선이 끝나면 8월 초엔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어 이 시기에 회동은 힘든다. 이 대통령이 내달 8월25일 정확히 집권 반환점을 돌기 때문에 이 즈음에 만남이 이뤄지면 당의 양대 주주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하반기 국정 운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신뢰 회복을 위한 카드로는 결국 개각에서 친박 중용과 같은 게 아니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