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단기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27일 국내증시는 미국 증시 호조 등에 힘입어 장 초반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1778.72까지 올라 연고점을 재차 갈아치웠다.

외국인과 개인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양호한 흐름을 보이던 지수는 오후 들어 늘어난 기관의 매물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지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잇따른 펀드 환매로 인한 기관 매물이 지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87포인트(0.04%) 내린 1768.31로 장을 마감했다. 3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은 295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39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투신권이 2688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327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 역시 3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 22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가 420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68억원 순매도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1124억원 매도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 운수장비, 전기전자, 철강금속, 음식료 등이 상승했고, 은행, 의약, 전기가스, 기계, 화학 등은 내렸다.

지수 하락과 함께 증권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이 1∼2%대 하락했다.

IT(정보기술)주는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랐으나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은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현대차, 신한지주, 한국전력 등이 올랐다. 포스코, LG화학, KB금융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2개를 포함한 341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등 432개 종목이 내렸다. 97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이틀째 반등을 시도했던 코스닥 지수 역시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대비 0.40포인트(0.08%) 내린 487.74를 기록했다. 장중 491.74까지 오르기도 했던 코스닥 지수는 장 마감을 앞두고 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날 장 막판 지수 하락을 주도한 매매주체는 기관이었다. 기관은 267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06억원, 11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흐름은 제각각이었다. 시총 1위 기업인 서울반도체는 발광다이오드(LED) 업황에 대한 우려감으로 4% 넘게 떨어졌다. 셀트리온, SK브로드밴드도 1% 넘게 하락했다.

포스코 ICT는 8% 넘게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4위로 뛰었다. CJ오쇼핑, OCI머티리얼즈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중계기 등 통신장비주들이 KT의 5조1000억원 유무선 네트워크 투자 소식에 동반 상승했다. 쏠리테크가 10% 넘게 올랐고 기산텔레콤, 서화정보통신, 영우통신 등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스터피자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이 매입한 신주인수권부 사채 중 일부를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에 하한가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 종목은 14개, 상승종목은 434개를 기록했다. 하한가 종목 6개를 비롯한 441개 종목이 내렸다. 104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책임연구원은 "펀드 환매 등의 여파로 기관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부담으로 작용, 지수가 약보합으로 끝났다"며 "다음달에는 미국보다 중국이 증시 모멘텀(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지수선물은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코스피200 지수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0.30포인트(0.13%) 상승한 231.60을 기록했다. 장초반 232.35까지 뛰어 전날 기록한 고점(231.80)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0.81% 내린 1181.5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