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업종에 대한 업황 논란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논란을 촉발시킨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다른 증권사와 달리 LED 대표 종목의 목표주가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LG이노텍에 대해 경쟁사 대비 원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투자의견 '중립'과 함께 목표주가를 19만6000원에서 16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제시된 목표주가가 전날 종가와 같은 만큼 사실상 매도의견으로 해석되고 있다.

장윤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1분기 13~14% 수준에서, 2분기에 2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LED업황 둔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는 수익성 둔화 폭을 증폭시키는 불안요인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분기 중 예상을 소폭 상회한 인쇄회로기판(PCB) 이익률 등을 감안해 LED를 제외한 영업이익을 10% 상향 조정했지만 2분기를 정점으로 이익이 둔화될 것이란 기존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며 보수적 접근을 권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6일 삼성전기에 대해 LED 원가 경쟁력에서 압도적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향후 업황둔화가 우려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8만7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이날 LG이노텍에 대해 3분기에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1만원으로 올렸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LG이노텍의 연결기준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며 "3분기에도 영업이익은 9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5%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실적 호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도 LG이노텍에 대해 올 3분기에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2만원을 유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LED 업종과 관련해 '정박효과'(Anchoring effect)에 매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내놓고 있다.

정박효과는 지금까지의 입장을 고수하고 그 입장을 바꾸려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의 생각이 그대로 고착돼 여전히 그럴 것이라고 판단해 버리는 의사결정 오류다.

한국투자증권은 초기 진입은 쉽지 않지만 일단 진입하면 수량 확대가 용이한 LED 산업 특성 상 공급부족 해소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업황 둔화 우려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바람직하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IT담당 애널리스트는 "절반이 차 있는 물 컵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 정도"라며 "다양한 의견과 분석을 통한 객관적 평가가 이뤄져야 투자자들에게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내년 하반기면 LED TV 비중이 60%대로 올라설 수 있어 LED산업 자체에 대한 고성장 기대감이 조금씩 의구심으로 바뀔 여지는 충분하다"면서 "이러한 부정적 신호를 빨리 보내느냐 아니냐 정도의 차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이날 오전 9시 4분 현재 LG이노텍은 전날보다 6500원(3.96%) 오른 17만500원에 거래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