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신개발 아이디어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나옵니다.그때마다 실험실로 달려가 밤을 지새우며 실험에 몰두하죠.”

2001년 ‘발명대왕상’ 수상,2004년부터 2009년까지 특허등록 건수(회사 보유 포함) 200여건… 화려한 경력의 발명왕 변무원 대표(58)는 나이 예순을 바라보는 중소기업 (주)젠트로의 대표지만 그의 일터는 각종 화학 약품들과 붓,페인트,시멘트 등으로 가득한 작은 실험실이다.변 대표는 “사람들이 나에게 발명의 열쇠를 던져주는 셈”이라며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또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200여건의 특허등록을 해온 점을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7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됐다.지금은 발명왕으로 통하지만 어렸을 적 그는 큰 사고와 함께 꿈이 좌절되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195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변 대표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사고로 왼손 중지 일부를 잃었고 결국 교사의 꿈과 육군사관학교 입학을 포기해야 했다.

“꿈이 좌절되니까 뭘 해야 될지 모르겠더군요.그래서 무작정 서울로 갔습니다.그리고 우연히 측지기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게 됐는데 그게 제 인생을 바꿔놨어요.당시 그 자격증은 대학 졸업장과 맞먹는 가치가 있었거든요.”

자격증 덕분에 취업도 수월했던 그는 (주)중앙항업,(주)남광토건,신광콘크리트 등에서 근무를 했고 1989년 창업에 나섰다.첫 번째 도전은 맨홀 거푸집을 나무 대신 플라스틱 소재로 만드는 것이었다.변 대표는 “수소문 끝에 인천의 한 공장을 찾아 무작정 개발을 의뢰했다”며 “대출받아 투자한 모험은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과 맞물리면서 탄탄대로를 밟았다”고 말했다.그는 “원가 절감을 위해 우리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다는 공문을 받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후 친환경 기술개발에 주목했던 그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식수공급 물탱크로 눈을 돌렸다.이후 친환경 재료인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원료로 한 ‘PDF 물탱크’를 개발했다.또 친환경적이고 물 세척이 가능하고 화재 위험성도 없는 ‘세라믹 도료’도 개발했다.그는 도료 개발 성공 후 해외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 유럽·미국 진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