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학원 등 사교육 업계가 일선 학교의 여름방학을 맞아 3대 특수로 들썩이고 있다. 올해 외고 입시에 새롭게 도입된 자기주도학습전형 및 각 대학의 재외국민특별전형 확대,초 · 중 · 고교의 영재학급 증가 등에 따른 새로운 사교육 수요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들 영역에서의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재외국민특별전형 3년 만에 확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이 이달 들어 해외 근무자의 자녀 등을 선발하는 '재외국민특별전형'을 시작한 가운데 이 전형을 노리는 재외국민 학생들이 전문학원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해 170개교에서 4518명을 선발했지만 올해는 175개교,4602명으로 늘었다. 재외국민전형 인원이 확대되기는 3년 만이다.

싱가포르에서 고교 3학년을 다니다 방학을 이용,이달 초부터 서울 대치동 A특례학원에 다니고 있는 김모군은 "교재비를 포함해 학원비만 월 120만원 이상"이라며 "숙식비까지 포함하면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경쟁이 치열해 한국에서 학원을 다니지 않고는 힘들다는 게 현지 학생들의 공통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외국민전형을 노리는 조기 유학생이 최소 3000여명 이상 대치동 주변에 몰려온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고려대의 경우 일반전형(정원 외 2%)으로 2명을 모집하는 인문학부에 66명이 몰려 33 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 경쟁률은 19.26 대 1로 전 모집단위에 걸쳐 지난해(18.47 대 1)보다 높아졌다. 지난 22일 접수를 마친 중앙대도 의학부(54 대 1) 광고홍보학과(53 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게다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주요 대학들이 국어 영어 수학 등 높은 수준의 필기고사를 치르고 있어 학원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학원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A특례학원 관계자는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지난달 시작한 서머스쿨 프로그램의 경우 올초부터 예약전화가 걸려왔다"며 "일부 학원의 경우 이곳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을 위해 아예 근처 오피스텔에 입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 아이도 영재교육 시켜볼까

올해부터 영재교육 대상자가 늘어남에 따라 일선 초 · 중 · 고교의 '영재학급'에 들어가려는 학생들이 영재교육 전문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는 2008년 기준 전국 초 · 중 · 고교생의 0.72%인 영재교육 대상자를 2010년 1%,2015년 2%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영재교육을 전담하던 거점학교 외에 158개교(초 97,중 35,고 26)에 방과후학교 형태의 영재학급을 개설토록 해 0.56%(7600여명) 정도인 영재교육 대상자를 1% 선인 1만3000명 이상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녀를 영재학급에 보내는 것을 포기했던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통해 조금만 투자하면 영재로 뽑힐 것으로 기대하고 전문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목고 입시전문업체인 하늘교육의 임성호 이사는 "방과후학교 영재학급으로 이제 많은 학생들이 소속 학교에서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수요가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영재학급 입학 열풍은 과학고들이 입학전형에서 영재학급 수료 경력을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사교육으로 만든 영재는 뽑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교육업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서울 목동의 한 영재교육 전문학원 이모 원장은 "학원생 대부분이 영재학급과 특목고를 거쳐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달 초 영재교육원 대비반 10학급 선발을 마쳤지만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여름캠프 특수

대학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이 확대되고 외국어고 입시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 등이 도입됨에 따라 이를 대비한 캠프업체들도 호황이다. 한때 학생들이 몰렸던 국내외 '영어캠프' 대신 '자기주도학습캠프'가 새롭게 뜨고 있는 것.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5박6일씩 세 차례에 걸쳐 현대성우리조트에서 진행되는 캠프업체 인성스쿨의 '공부습관 만들기 캠프'에는 36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이 캠프는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대비해 학습 및 시간관리,생활습관,목표관리,대인관계 등 올바른 습관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캠프 참가비가 57만원으로 만만찮은 금액이지만 새로운 입시 전형에 대비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대거 몰렸다. 캠프 관계자는 "신청 학생이 정원을 초과해 겨울방학 캠프 때까지 대기자가 줄을 서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한국가이던스가 운영하는 '자기주도학습캠프' 및 아이캠퍼의 '아이 스스로 학습캠프' 등 새로운 입시 트렌드에 맞춘 캠프업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영수 한국청소년캠프협회 이사는 "'자기주도학습'관련 프로그램들이 올 들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