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과 대입에서 '자기주도학습'이 화두로 떠오르며 학원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통적인 단과 · 보습학원이 주춤하는 대신 학생 스스로 학습하고 전문강사가 이를 보조하는 형태의 '학습관'이 새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학습관은 학원과 개인 과외의 중간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학원의 경우 강사가 칠판 앞에서 강의를 진행하면 모든 수강생이 듣는 '대량 생산' 방식이라면,학습관은 개인이 각자 정해진 진도에 따라 학습을 진행하다 필요할 경우 보조강사에게 1 대 1 코칭을 받는 '맞춤형 생산'에 가깝다.

학습지가 주력 사업이었던 웅진씽크빅도 이달 중순 '아이룰(사진)' 17곳을 열면서 학습관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재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상대로 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매월 목표 학습량을 결정한 다음 수준별 맞춤 시험지와 별도의 해설 강의를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조강사의 도움을 받아 반복 학습하는 과정이다. 교재와 컴퓨터를 동시에 활용해 집에서도 추가 학습이 가능한 '온 · 오프라인 블렌디드(혼합)'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28일 "영어 과목을 추가하고 대상을 중학생으로 확대하는 한편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해 내년 말까지 전국에 300곳의 학습관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이 선점했던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외국어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YBM시사닷컴도 영어학습관 '잉글루'를 국내에 270여곳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에도 학습관 모델을 선택했다. 2008년 10월부터 일본과 중국에서 주재원 자녀를 위한 영어학습관을 운영하고 있고,올 들어 현지에 거주하는 일본인과 조선족 어린이로 대상을 확대했다.

학습관 시장에 이들보다 앞서 진출한 업체들도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8년 5월 문을 연 한솔 플러스수학은 전국에 800여개 학습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개념원리 GMA와 동아 백점수학교실도 1년여 만에 각각 130여곳,300여곳을 돌파했다. 왕수학,종로 아인스,대성 제넥스,해피한에듀 등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학습관은 학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데다 프랜차이즈 방식의 소자본 창업이 많아 업체마다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