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기회 저버리는 대한펄프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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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보다 임금은 높고 생산성은 낮은데도 임금만 올려달라고 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
제지업체 대한펄프 관계자는 "작년 희성그룹에 인수되면서 올해 8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1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는데 노조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일 시작된 대한펄프 청주공장 노동조합의 총파업 일수가 20일을 넘었다. 하한기에 들어간 이후 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노사갈등이 봄부터 지속돼 왔다는 점이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4월15일부터 7월7일까지 7차례의 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9.58%인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사측은 연초 호봉승급 명목으로 임금을 1.14% 인상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약 1327억원의 매출과 43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니 상생차원에서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대한펄프 직원의 처우는 경쟁업체에 비해 열악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한펄프 청주공장 고졸 초임연봉은 3400만원 선으로 경쟁사인 A사 대비 약 16%,B사 대비 35% 이상 높다. 또 생산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이고 평균 연봉은 약 55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퇴직금누진제가 적용되는 등 비효율적인 임금구조 탓에 원가 중 인건비의 비중은 경쟁사 대비 2.4% 정도 더 높다. 대한펄프의 1인당 매출액은 약 9억원으로 A사 대비 59% 정도다. 임금이 높지만 생산성은 낮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노조가 고통을 분담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게 사측의 평가다. 대한펄프의 부채비율은 2001년 3840%까지 이르렀고 2008년엔 부도직전까지 갔었다. 2009년 희성그룹에 편입돼 8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328% 수준으로 낮췄지만 아직도 자본잠식상태다. 새 주인을 맞은 대한펄프는 그동안 부실자산정리,수익사업발굴 등을 통해 강력한 재활의지를 보여왔지만 이번 장기 파업으로 다시 적자의 덫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임기훈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shagger@hankyung.com
제지업체 대한펄프 관계자는 "작년 희성그룹에 인수되면서 올해 8년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1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는데 노조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일 시작된 대한펄프 청주공장 노동조합의 총파업 일수가 20일을 넘었다. 하한기에 들어간 이후 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노사갈등이 봄부터 지속돼 왔다는 점이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4월15일부터 7월7일까지 7차례의 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 9.58%인상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사측은 연초 호봉승급 명목으로 임금을 1.14% 인상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중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약 1327억원의 매출과 43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니 상생차원에서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대한펄프 직원의 처우는 경쟁업체에 비해 열악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한펄프 청주공장 고졸 초임연봉은 3400만원 선으로 경쟁사인 A사 대비 약 16%,B사 대비 35% 이상 높다. 또 생산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이고 평균 연봉은 약 55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퇴직금누진제가 적용되는 등 비효율적인 임금구조 탓에 원가 중 인건비의 비중은 경쟁사 대비 2.4% 정도 더 높다. 대한펄프의 1인당 매출액은 약 9억원으로 A사 대비 59% 정도다. 임금이 높지만 생산성은 낮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노조가 고통을 분담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게 사측의 평가다. 대한펄프의 부채비율은 2001년 3840%까지 이르렀고 2008년엔 부도직전까지 갔었다. 2009년 희성그룹에 편입돼 8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328% 수준으로 낮췄지만 아직도 자본잠식상태다. 새 주인을 맞은 대한펄프는 그동안 부실자산정리,수익사업발굴 등을 통해 강력한 재활의지를 보여왔지만 이번 장기 파업으로 다시 적자의 덫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임기훈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