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불발과 시공사 부도로 무산 위기에 빠진 서울 양재동 유통복합단지(파이시티) 사업이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참여 제안으로 회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들어설 '파이시티'유통단지는 1조5000억원대의 PF개발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좌초 위기를 맞았다.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 유통단지인 '파이시티'는 대우차판매 · 성우종합건설 등 2개사가 시공사 계약을 했으나 지난 4월과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새로운 시공사 선정 작업을 진행해 왔다.

28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GS건설이 공사비의 일정 부분을 받고 준공을 책임지는 '책임준공'방식으로 파이시티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책임준공은 공사비를 모두 받지 않더라도 일정 계약비율만 넘으면 분양에 관계없이 준공을 해주는 것이다. 시행사인 파이시티의 김동일 팀장은 "최근 GS건설과 대우건설 등 대형업체가 책임준공을 조건으로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사가 PF지급보증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파이시티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했던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은 시공 참여 조건이 서로 맞지 않아 불참을 결정했다.

시행사인 ㈜파이시티는 PF 예상금액 1조5000억원 가운데 1조원을 우선 마련할 방침이다. 사업계획 초기에 1년 만기로 빌려온 긴급자금(브리지론) 8270억원을 내달 12일까지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총 사업비는 이들 자금을 포함, 2조5000억원 투입될 전망이다.

파이시티는 대지 9만6017㎡에 지상 35층짜리 2개 업무용 빌딩과 화물터미널,14만3682㎡의 쇼핑몰,12만1199㎡의 백화점 · 할인점 등이 들어선다. 연면적 75만8606㎡ 규모로 국내 최대 유통복합단지다.

한편 파이시티 사업 부지는 당초 진로그룹 소유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경매로 나와 시행사인 ㈜파이시티가 2003년 매입했다. 하지만 정치권 특검 연루와 주무관청 변경 등으로 인 · 허가 기간이 지연되며서 작년 11월에야 건축 허가 및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금융 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