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지사의 '4대강 사업 반대' 행보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정부 사업에 반대한 김 지사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이 다수인 도의회는 김 지사의 행보에 강력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저지에 나서고 있고 공무원 내부에서도 4대강 반대 조직 설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28일 경남도는 김 지사의 지시에 따라 27일 오후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4대강사업 대책 및 낙동강 살리기 특별위원회'를 발족하려 했다가 일정을 갑자기 연기했다.

특별위원회는 건설토목,수질환경,경제문화,법률행정,대외협력 등 5개 분과위를 둬 연말까지 낙동강 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한 뒤 대안을 제시하기로 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경남도는 휴가 중인 김 지사의 결재 등 행정 절차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공무원과 도의회의 반대가 부담스러웠던 점이 주원인일 것이라는 게 도청 내부의 중론이다.

비상설 기구인 특별위가 낙동강 사업의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담당 부서인 국책사업지원과 사무실의 일부 공간을 특별위 사무실로 사용할 것으로 전해지자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무원은 "민간 주도의 기구 사무실을 도청 안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별위 위원들에게 회의 수당 등을 지급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해당 부서는 지급 근거가 없어 좀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이 다수를 차지한 도의회는 김 지사의 4대강 반대 행보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경남도는 '낙동강 생태살리기 사업 용역' 추가경정예산 3억원을 도의회에 요청했으나 전액 삭감당했다. 도의회는 27일 건설소방위원회를 열어 10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반 토론을 벌였지만,한나라당 의원들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이 예산을 삭감해 버렸다. 따라서 낙동강사업 합천 · 함안보 등에 의한 침수 피해,경제성 등을 조사하려는 계획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허기도 도의회 의장도 "지자체가 국책사업 자체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며 "의회가 아닌 집행부에 특위를 설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4대강 사업 정책홍보 예산의 미집행 문제에 대해서도 허 의장은 "본래 목적에 맞게 4대강 사업을 찬성 홍보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혀 양측 간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