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내년부터 고혈압치료제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약값이 일괄적으로 20% 가량 인하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47개 약효군 1만6000여개 의약품 가격을 가장 비싼 약의 80% 수준으로 깎는 방안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건정심이 이날 의결한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간소화 방안’에 따르면 목록 정비 대상 의약품 가격은 3년동안 약효군 별로 나눠 가장 비싼 약의 80% 수준으로 인하된다.내년 7%,2012년 7%,2013년 6%씩 각각 깎는 방법이다.

예컨대 똑같은 약효를 보이는 고혈압치료제가 최고 1000원이라면 800원을 받아야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김상희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우선 최고가 약값의 80~100% 가격대 약을 팔고 있는 제약사들에 건강보험 비급여화를 통보한 후,제약사 측에서 80%까지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히면 급여를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반면 원래 800원이 되지 않는 약값은 인하하지 않는다.

필수의약품과 제네릭이 아직 나오지 않은 특허의약품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다.단독 등재된 의약품은 특허가 있을 경우에는 제외되지만 없을 경우엔 인하 대상이다.

김 과장은 당초 검토했던 경제성평가 연구를 하지 않고 일괄 인하 방식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약의 효능에 대한 연구 방법과 결과에 대한 이견이 자주 제기되면서 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김 과장은 “약의 효능과 경제성을 두고 과학적 공방을 지속하다 보면 20년 넘게 시간이 걸릴 판”이라며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일괄 인하가 낫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지어 건정심에 상정했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목록정비 사업이 끝나면 약 8000억원 가량의 보험청구 약값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김 과장은 “건강보험 적용 약값은 평균 70%는 건강보험 재정에서,30%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만큼 소비자가 2400억원 어치의 혜택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제네릭 약보다 훨씬 값이 비싼 특허약 등을 제외하고 약값을 인하하는 것은 효과가 크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종호/이상은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