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아반떼, 얼마나 변했나 살펴보니···
디자인·성능 두 마리 토끼 업그레이드

신형 아반떼의 첫 이미지는 확실히 '젊고 섹시한' 느낌이었다. 4세대 아반떼의 이미지가 40대 남녀의 몸매가 연상됐다면, 어느덧 5세대를 지나온 신형 아반떼는 전고를 좀 더 낮추고 쿠페 스타일로 재탄생된 만큼 20대 청춘 남녀의 '몸짱' 바디라인을 보는 듯했다.

투싼ix와 YF쏘나타에 이어 세 번째로 현대차 패밀리룩을 지향한 신형 아반떼는 날씬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과시했다. 전면부 6각형 그릴과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라인은 아반떼 역사상 가장 유연하면서도 강렬하다.

아반떼의 뒷태는 쏘나타와 닮은 꼴로 흡사하다. 그런데 외모나 맵시만 본다면 '형님' 쏘나타와 비교해도 결코 손색이 없다. 현대차의 미래 디자인 비전을 말하는 '윈드크래프트' 및 '플루이딕 스컬프쳐(유연한 역동성)' 조형 미학은 신형 아반떼를 기점으로 이제 일반 운전자들에게 서서히 각인될 것 같다.

한 눈에 들여다 봐도 고급스럽게 치장된 실내 인테리어는 2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에게 크게 어필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컬러 LCD로 제작된 슈퍼비전 클러스터 중앙에는 주행거리 남은거리 평균연비 등을 체크해 주는 고감도 트립컴퓨터가 탑재돼 있다. 실내 소재나 디자인 구성에 있어 감성품질을 강조한 현대차의 결실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센터페시아와 콘솔을 잇는 날렵한 실버프레임은 세련미를 추구하는 여성 운전자들의 호감도를 높일 만하다. 하지만 이것이 심플한 디자인을 원하는 운전자들에겐 오히려 부담스런 라인이 될 소지도 없진 않다.

[시승기] 신형 아반떼, 얼마나 변했나 살펴보니···
시승차는 1.6 GDi 아반떼 톱(TOP) 모델로 시승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정선 아우라지 코스를 동승자와 교대로 운전하는 약 132km 반복 구간.

고속도로 구간에서 시속 150km 안팎으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예전보다 소음이 확실히 줄어든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다. 주로 곡선 구간과 언덕 코스가 많았으나 코너링 솜씨나 등반 능력은 예전의 아반떼XD와 비교하면 마치 중형차에 몸을 싣고 가는 느낌마저 든다. 치고 달리는 주행감은 준중형치곤 꽤 제 빠르고 날렵하다.

또 하나 신형 아반떼가 끌리는 이유는 준중형급 최강인 140마력의 최고출력과 ℓ당 16.5km(자동변속기 기준)의 연비 때문이다. 최고출력 124마력과 연비 15.2km/ℓ였던 기존 아반떼와 비교하면 각각 12.9%, 8.5%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기존 4단에서 6단 변속기로 단수를 높여 주행 시 RPM 높낮이 간격을 다소 줄였다. 이는 곧 연료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다만, 140마력이라는 수치에 비해선 가속력 반응은 약간 무딘 듯하다.

아반떼는 지난 15년 이상 대한민국의 '준중형 아이콘'으로 군림해 왔다. 신형 아반떼는 바로 그러한 브랜드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 줄 모델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가장 저렴한 아반떼 디럭스 가격은 1490만원이다. 주차 보조 장치나 후방카메라, DMB 내비게이션 등 중형급 이상 옵션이 필요 없는 소비자라면 굳이 고급 사양을 탈 이유가 없다.

평창(강원)=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