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연일 경신하며 1770선에 안착한 후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수준과 펀드 환매 부담 등이 남아있는 탓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달 증시가 어떤 흐름을 나타낼 지에 쏠리고 있다.
29일 한경닷컴이 국내 증권사 10곳의 코스피 지수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다음달 코스피 지수 전망치 고점 평균은 1838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을 훌쩍 넘어 1830선까지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다. 코스피 지수 하단 평균치는 1700선으로 제시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경기 모멘텀(상승요인)을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가 다음달 추가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던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개선된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자산을 매수하려는 성향이 강화되면서 한국 증시가 오름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 박스권 돌파 과정에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한국증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에 어느정도 반영된 부분이 있고, 한국증시의 차별성이 추가적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기업실적과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의 경제 정상화,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등을 한국증시의 차별적 상승 요인으로 꼽고 있다.
2개월째 주가가 상승했지만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기업이익 전망치도 함께 상향 조정되면서 주식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지수 기준 한국증시의 12개월 이후 기준 PER은 8.9배다.
유럽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유로화가 반등하는 등 위험 요인들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폭이 예상보다 큰 경향은 있지만 선진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걷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더블딥 우려가 제거되는 가운데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산 리밸런싱이 일어나면서 증시 유동성이 증식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아시아권 경기모멘텀이 바닥을 통과한다는 기대 등에 힘입어 증시가 강세장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고점과 1800선에 대한 심리적 부담, 마무리에 접어든 기업실적 등으로 다음달 국내 증시가 다소간의 조정을 거칠 가능성은 남아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달 지수 상승 부분이 다음달 초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위험 요인 해소들이 완화되면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반복된 박스권 돌파 시도를 통해 펀드 환매 물량을 소화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음달에는 수급상 펀드 환매 물량보다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수 동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에는 경기 회복 이슈를 고려한 투자 종목군 선정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권 소비와 관련된 내수시장 수혜 종목군에 대한 추천이 이어졌다.
대우증권은 한국 뿐 아니라 중국의 내수까지 포함한 아시아 개념의 내수 종목군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을 제안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선진국에 대한 노출도가 낮다는 점과 아시아 통화 강세, 경기선행지수 반전 가능성 등이 모두 내수주 강세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들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항공, 증권, 유틸리티, 게임, 철강, 건설 등 포괄적인 내수 관련주들의 초과 수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IT(정보기술)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은 선진국발 매크로 리스크가 있지만, 아직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심각한 가격 조정보다는 코스피 지수와 비슷한 수익률을 나타내는 정도의 주가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역시 중국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소재 및 소비 업종을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이 증권사 이상원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중국 최저임금 상승과 저가소비재 소비여력 확대의 즉각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필수소비재, 서비스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내수시장의 규모확대와 도시화 및 소비패턴변화·정책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IT와 자동차 등 내구재 관련 업종은 중단기적으로 중국 모멘텀이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후 실적 전망치 증가율, 저평가 매력을 고려한 투자전략도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업종별로 3분기 이후 영업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전망인 IT, 산업재, 금융 업종 등이 유리할 것"이라며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높지만 PER은 상대적으로 낮은 통신, 유틸리티, 에너지 업종과 함께 금리 인상 수혜주인 보험 및 은행주 등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가 탄핵 정국에 트럼프발(發) 관세 충격으로 흔들리는 상황 속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보기술(IT) 대장주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사업으로, 엔터주는 대표 아이돌 그룹의 활동 재개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다. 이들 업종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고환율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최근 한 달(7일 종가 기준)간 8.24% 오르며 KRX 지수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지수(1.34%)와 코스닥지수(3.47%)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현재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 내 시가총액 상위 1~3위 종목은 네이버·카카오·크래프톤이다. 이들은 AI 사업에 대한 기대로 최근 한 달 동안에만 각각 8.15%, 13.67%, 10.53%씩 상승했다.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AI 모델(메타 라마)의 10분의 1 비용으로 챗GPT에 맞먹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선보이자 국내에선 네이버와 카카오가 조명을 받았다. 미국이 주도하던 AI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이 함께 경쟁하는 사업 환경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에서다.네이버는 국내에서 AI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이다. 한국형 AI 모델 개발에 적합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해 AI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소식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와 크래프톤 주가도 AI 사업에 대한 기대가 밀어올렸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만나 AI 협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정책에 글로벌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한 가운데, 트럼프 일가가 이번 폭락을 틈타 이더리움을 매입한 정황이 전해졌다.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트럼프 일가의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한 여파로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한 후 수천만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물가를 자극하고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급락했다.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난센에 따르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소유한 지갑 주소는 지난 3일 이더리움을 2만1177개 추가로 매수했다. 이 주소는 지난달 이더리움이 횡보하며 약세를 보인 시기에 3억4000만달러(약 4921억원) 규모로 이더리움을 매입했다.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500만원을 반납하고 약세를 이어가 418만원 선까지 후퇴했다.트럼프 일가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 등을 통해 암호화폐 기반의 대출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도 이더리움 추가 매수를 시사했다. 지난 4일 에릭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내 생각에는 지금이 이더리움을 매수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틀 후엔 “지금은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하기도 했다.시장에서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토큰을 매도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이에 대해 “우리는 보유한 토큰을 매도하지 않는다”며 “최근 토
순자산 180조원의 상장지수펀드(ETF) 업계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ETF 업계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선두 다툼 과정에서 총보수는 소수점 넷째자리까지 내려갔다.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들이 내세우는 ETF 총보수 뿐만 아니라 숨은 비용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숨은 비용을 포함하면 수수료율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는 데다 장기투자시 적은 비용 차이가 큰 수익률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수수료 경쟁 반가운 투자자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미국 대표지수형 ETF인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연 0.0062%로 인하했다.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낮추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ETF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자산운용(점유율 38.1%)과 미래에셋자산운용(35.6%)의 수수료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에도 월배당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연간 총보수를 0.29%에서 0.08%로 내렸다. 삼성자산운용이 구조가 비슷한 상품인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총보수 연 0.09%에 내놓으면서다. 2023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차전지 레버리지 ETF의 총보수를 삼성자산운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업계 최저 수수료’ 타이틀을 내걸며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은 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