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황창규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은 29일 “우리 융복합 기술로 새롭게 산업의 판을 짜서 2020년 세계 5대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황 단장은 이날 아침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가 R&D 중장기 발전방향’ 특강에서 “사업 환경과 소비자의 니즈(욕구)가 광속으로 변화하고 있어 국가적인 메타 플랜(meta plan)을 갖고 판을 짜야 한다는 위기감이 든다”며 “필드에서 경험한 것을 국가 R&D 혁신에 모두 쏟아붓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단장 취임 이후 세계 유일 ‘온리 원(only one)’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해온 그는 이 강연에서도 “우리가 IT 산업을 잘하고 있지만 창조적인 기술은 아니다”며 “혁신적인(innovative) 기술을 준비하는 것이 제가 R&D 기획단을 맡은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황 단장은 한국의 스마트폰 기술과 관련해 “우리가 좀 늦긴 했는데 많이 늦진 않았다”면서 “최근 굉장히 많이 추격했고 조금 더하면 앞서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아이팟과 아이폰이 애플의 운명을 바꾼 것은 CEO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아이팟의 원류는 옙(삼성이 1999년 첫 출시한 MP3 플레이어)이지만 삼성이 중간에 발전을 못 시켜 잡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의 전매특허인 ‘황의 법칙’에 대해서는 “법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저는 우리가 충분히 오랜 기간동안 시장을 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황의 법칙은 그가 삼성전자 재직 당시 내놓은 ‘메모리 신성장론’으로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황 단장은 “미래는 국가 경쟁력보다 도시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라며 “정보를 어디서나 얻을 수 있고, 즐거움을 주고, 스토리가 있는 ‘스마트 시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서울시에 조언했다.이날 강의에는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서울시 간부급 공무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