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오디세이] 주문형 반도체로 위기탈출 "3년에 2배씩 성장" 약속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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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칩 설계 전문 티엘아이
디코더칩 경쟁과열로 사업 전환
납기 줄이고 '불량률 제로' 기록
3D 전환 컨버터 칩으로 영역확대
디코더칩 경쟁과열로 사업 전환
납기 줄이고 '불량률 제로' 기록
3D 전환 컨버터 칩으로 영역확대
경기도 분당의 반도체 칩 설계 전문회사 티엘아이(TLI) 사무실 곳곳에는 '3Y2X4321'이란 문구가 붙어있다. 3년에 두 배씩 성장해 이익의 40%는 연구 · 개발(R&D)에 재투자하고 30%는 주주 배당,20%는 직원 보상,10%는 사회에 환원하자는 뜻이다. 김달수 티엘아이 사장(50)은 이 약속을 정확하게 지켰다. 공장 하나 없는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2006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나머지 부분도 그대로 실행됐다. 이 회사 직원들은 3년 후에도 이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데 한치의 의심도 없다.
티엘아이는 TFT-LCD용 주문형반도체(ASIC)인 타이밍 컨트롤러(T-con) 생산 전문업체다. T-con은 TFT-LCD 화면의 색상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색감을 수백분의 1초마다 자동으로 뿌려주는 반도체칩이다. 생산은 국내와 대만 업체에 맡기고,R&D와 설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사장은 LG반도체(현 하이닉스반도체)를 뛰쳐나와 1998년 10월 티엘아이를 창업했다. 그가 처음 개발한 것은 보이스 레코더용 디코더(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것) 칩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소형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디코더 개념이 생소했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MP3 플레이어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티엘아이는 2000년 MP3 전용 디코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5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는 40명으로 불어났다. 애플사가 협력을 제의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성공가도는 짧았다. 관련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디코더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뒤바뀐 것.김 사장은 "직원 수를 4분의 1로 줄이는 초강수를 뒀다"며 "이러다간 쫄딱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낙천적인 성격의 김 사장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새 판을 구상했다. 그가 꺼내든 카드는 T-con이다. 타깃 고객이 적고 주문형 맞춤제작이 가능해 쉽게 레드오션으로 바뀌지 않을 것으로 봤다. 2002년부터 본격화한 T-con사업은 업계 입소문을 타고 '잭팟'을 터뜨렸다. 수년째 100억원을 밑돌던 매출은 2005년 300억원 가까이 치솟았고 2006년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티엘아이의 성공비법은 '고객은 왕'이라는 단순 명제에서 찾을 수 있다. 납품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요청이 오면 군말 없이 들어준다. 추가비용도 받지 않는다. 2006년에는 '불량률 제로'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는 불량률 0.000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설계 및 공정기법을 혁신해 T-con 생산 초기에 비해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티엘아이는 최근 3D TV용 T-con과 2D를 3D로 전환하는 컨버터 칩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기존 LCD TV 주파수는 60~120㎐인 반면 3D TV는 240㎐ 이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T-con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사세가 커지는 만큼 고객을 더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감도 커진다"며 "때로는 가난했지만 마음은 편했던 과거가 그리울 때도 있다"며 웃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티엘아이는 TFT-LCD용 주문형반도체(ASIC)인 타이밍 컨트롤러(T-con) 생산 전문업체다. T-con은 TFT-LCD 화면의 색상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색감을 수백분의 1초마다 자동으로 뿌려주는 반도체칩이다. 생산은 국내와 대만 업체에 맡기고,R&D와 설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사장은 LG반도체(현 하이닉스반도체)를 뛰쳐나와 1998년 10월 티엘아이를 창업했다. 그가 처음 개발한 것은 보이스 레코더용 디코더(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주는 것) 칩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소형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디코더 개념이 생소했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MP3 플레이어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티엘아이는 2000년 MP3 전용 디코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5명에 불과하던 직원 수는 40명으로 불어났다. 애플사가 협력을 제의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성공가도는 짧았다. 관련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디코더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뒤바뀐 것.김 사장은 "직원 수를 4분의 1로 줄이는 초강수를 뒀다"며 "이러다간 쫄딱 망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낙천적인 성격의 김 사장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새 판을 구상했다. 그가 꺼내든 카드는 T-con이다. 타깃 고객이 적고 주문형 맞춤제작이 가능해 쉽게 레드오션으로 바뀌지 않을 것으로 봤다. 2002년부터 본격화한 T-con사업은 업계 입소문을 타고 '잭팟'을 터뜨렸다. 수년째 100억원을 밑돌던 매출은 2005년 300억원 가까이 치솟았고 2006년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티엘아이의 성공비법은 '고객은 왕'이라는 단순 명제에서 찾을 수 있다. 납품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요청이 오면 군말 없이 들어준다. 추가비용도 받지 않는다. 2006년에는 '불량률 제로'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는 불량률 0.000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설계 및 공정기법을 혁신해 T-con 생산 초기에 비해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티엘아이는 최근 3D TV용 T-con과 2D를 3D로 전환하는 컨버터 칩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기존 LCD TV 주파수는 60~120㎐인 반면 3D TV는 240㎐ 이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고성능 T-con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사세가 커지는 만큼 고객을 더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감도 커진다"며 "때로는 가난했지만 마음은 편했던 과거가 그리울 때도 있다"며 웃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