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142% 이상 급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보다 27%와 93%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현대차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미국 공장 등 지분법이익이 전년의 27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1조302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판매, 수익성이 대폭 좋아졌다는 얘기다.

29일 현대차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국제회의장에서 올 상반기에 전년대비 142.8% 급증한 2조51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27.4%와 93.1% 성장한 17조9780억원과 1조566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총이익은 4조4010억원으로 전년의 3조103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판매관리비가 전년보다 500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93% 이상 급증해 높은 영업이익률(8.7%)을 실감케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대차의 상반기 실적을 두고 '어닝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더 이상 나쁠 게 없는' 실적이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경우 시장컨센서스에 비해 각각 500억원과 1000억원 가까이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좋은 영업실적이며, 현대차의 해외공장 증설 및 신설 스케줄을 감안할 때 실적개선은 계속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현대차는 중국 3공장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다 오는 9월 러시아공장을 비롯해 브라질, 인도 공장 등을 통해 글로벌 판매를 극대화시켜 나갈 것"이라며 "해외공장 모멘텀(상승동력)을 주가에 적용하면 2013년에서 2014년까지 오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8월 휴가와 9월 추석명절 등에 따른 '계절성' 효과로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지만, 이를 '저점매수' 시각으로 접근해도 좋을 것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판단이다.

현대차의 3분기 및 하반기 영업실적은 전년대비로 볼 때 '역기저효과'로 인해 부정적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는 작년 하반기에 '세제효과'라는 이슈로 인해 실적이 급증한 탓에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실적은 세제지원 효과를 본 것이기 때문에 올 하반기 실적을 전년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3분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던 파업 이슈가 사라졌기 때문에 단순한 계절성 이상의 악재는 더 이상 없다는 것.

그는 "하반기 자동차 판매의 경우 내수부문에서는 전녀대비 줄어들 수 있지만, 미국 등 글로벌 수치는 더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실적발표에서 알려졌 듯이 지분법이익이 전년대비 1조원 가까이 오르는 등 실적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현대차가 계절성 등 3분기 모멘텀 둔화 우려를 이겨내고 실적이 계속 '질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기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분법이익이 급증했다는 것은 미국 쪽에서 점유율과 판매량, 수익성 등 모든 분야에서 기초체력이 강해졌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연결기준으로도 현대차의 영업실적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그는 "3분기에는 아반떼 신차 효과로 인해 내수 부문에서도 약진을 기대할 만하다"고 예상했다. 또 아반떼 효과는 2011년에 글로벌 판매 증가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에 해외 자동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26.7% 증가한 176만3345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국내 32만1240대, 해외 144만2105대를 각각 팔았고, 국내 판매는 전년동기에 비해 1.9% 소폭 증가한 반면, 해외판매는 34%로 크게 늘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