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꿈을 먹고 산다. 지난 2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올 3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증권사들도 이런 종목에는 과감하게 '러브콜'을 날린다.

대우증권은 29일 LG상사가 지난 2분기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 목표주가를 기존 3만7000원에서 4만1000원으로 올리고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자원개발을 통해 이익창출 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 증권사 김민아 연구원은 "작년까지 총 6747억원을 자원개발에 투자했고 올해 추가적으로 1177억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LG상사의 자원개발 이익은 전체 세전이익에서 55%를 차지했는데, 내년에는 그 비중이 7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GS리테일 지분 32%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구주매출을 통해 GS리테일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며 "LG상사의 GS리테일 지분가치는 2분말 현재 3828억원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유가와 상품가격 상승효과가 상반기에 집중돼 하반기에는 다소 둔화될 것이나, 연평균 국제유가 상승률이 환율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며 "LG상사의 올해 연간 연간이익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1689억원, 세전이익은 242.4% 급증한 4297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웅진씽크빅도 당장의 실적은 부진하지만 앞으로 크게 좋아질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2분기에 매출 2006억원과 영업이익 206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2.6%와 0.9% 감소한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하지만 앞으로 가시화될 신규사업이 많아 성장성이 크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영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웅진씽크빅의 올 3분기와 4분기 매출액이 각각 2210억원과 24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와 1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손동환 신영증권 연구원은 "핵심 사업인 전집의 부진은 홈스쿨 부문의 강화와 새롭게 도입되는 '웅진다책' 서비스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점쳤다. '웅진다책'의 경우 전집 판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서지도까지 해주는 방식이어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유정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에 월회비 15만원짜리 자기주도학습과 월회비 4만9000원의 e학습지 '씽크U수학'을 런칭한다"며 "두개 다 온오프라인이 결합되 형태의 서비스로 시장 초기 진입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책(eBook) 사업에 대한 기대도 높다. 웅진씽크빅은 오는 9월 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전집 애플리케이션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자책 부문은 전례가 없어 실적 추정이 어렵지만 단행본 및 전집 시장점유율 1위인 웅진씽크빅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풍산도 하반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풍산의 목표주가를 3만7000원으로 올리고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하반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동 부문의 판매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방산부문 매출이 3557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동 가격이 상승하고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해 실적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 풍산의 영업이익은 1459억원에 달해 작년 하반기 기록한 1184억원을 경신하고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원재 SK투자증권 연구원도 "원재료인자 주요 제품인 동 가격이 지난달 평균 65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7000달러 선을 회복했다"며 "하반기에는 동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방산 부문의 외형이 커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