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원의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 공모가 진통을 겪고 있다.

29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장 추천위원회는 15명의 지원자 중 면접 대상자를 선정,내주부터 면접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7~8명에 대한 추가 검증과 함께 면접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추천후보 선정은 내달 둘째주를 넘기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천위가 지원자들의 평가점수를 A~D 등 4개 등급으로 분류한 결과 A등급은 한명도 없고 대부분 C나 D등급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는 지원자들의 평가점수가 낮아 재공모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공모에 참가하지 않은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시장의 시선을 의식해 예정대로 면접을 진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일단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 선정은 그때 가서 판단할 문제"라며 재공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확대에 대비,국제금융 경험과 운용 전문성을 최우선 선정 요건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연기금의 고위 인사는 "운용능력이 있으면 국제경험이 떨어지고,국제경험이 있으면 운용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선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 전부터 하마평에 오른 A캐피털 L사장이나 B증권 L 전 사장 등은 국제경험이 풍부하지만 지원을 하지 않았다.

후보 추천위가 대상자 면접을 거쳐 3명의 기금운용본부장 후보를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추천하면 이사장이 최종 임명한다.

서정환/박민제 기자 ceoseo@hankyung.com